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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내 입맛을 대변하는 반찬 : 멸치 볶음

<어머니가 만드신 고추장 멸치 볶음>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저는 조림 반찬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밥상에 있어도 손도 대지 않는 정도였습니다. 특히 딱딱한 건어물로 만든 조림 반찬은 씹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모조리 피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입맛이 몇 차례 바뀌었습니다. 두부를 싫어하던 제가 두부 조림에 밥 두 공기를 먹기 시작했고, 채소를 싫어하던 제가 국 먹을 때 건더기만 골라 먹기 시작했습니다. 몸에서 당긴다고 해야 하나, 그런 이유로 안 먹던 반찬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개는 그것들이 갑자기 맛있어져서 그것들을 먹기 시작한 것입니다. 

 

입맛은 항구할 것 같으면서도 그 기반이 참 유약합니다. 몇 번 먹다 보면 맛들이게 되는 음식도 있습니다. 그런 걸 보면 오늘 내 인생에서 확고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뜨게 됩니다. 내 인생을 뒤흔들어 놓는 변화들을 내가 어쩔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입니다. 이미 좋아하게 된 것을 싫어하려고 해도,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은 내 것이면서도 일정 부분 나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올 한 해 제가 제일 맛있게 먹은 반찬은 멸치 볶음입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꿈에도 모를 일들을 겪을 때마다 저는 인생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멸치 볶음을 맛있게 먹는 날마다, 입이 자꾸 웃게 됩니다. 인생이 묘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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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수로빠른 거북이(turtle7997)VIPVIP 2019-11-08 15:02:38

    멸치볶음 사진을 보고 있자니 조금 전에 식사를 하고 왔는데도
    다시 하얀 쌀밥이 생각이나서 입맛을 다시게 됩니다.^^   삭제

    • 바라보기(qkfkqhrl)VIPVIP 2019-11-07 21:58:49

      입맛이라고 하는데 저는 뭐든 잘 먹는다고 자부를 하는데 잘먹는 것과 좋아하는 음식은 또 구분이 되더라구요.
      생김치를 먹지 않아서 김치를 담글때 제것은 따로 남겨두고 담글 정도 였습니다.
      그런제가 생김치가 더 맛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입맛이 변했네요. ㅎ   삭제

      • 상큼체리걸(hyedn85)VIP 2019-11-07 21:10:32

        참 신기한것 같아요 어려서는 절대로 죽어도 안먹을것 같은 음식을 성인이 되어서는 완전 좋아하는 음식이 되고.. 그러고 보면 입맛이 변한다는 말 정말 맞는것 같아요 완전 신기하죵 ㅋ   삭제

        • 송이든(widely08)VIPVIP 2019-11-07 16:47:12

          입도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싫어했던 걸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음은 오죽하겠습니까? 한결같기가 힘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분명하게 무얼 좋아한다고 규정짓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스스로 변하니 바뀌니 말입니다.   삭제

          • 무아딥(MuadKhan)VIP 2019-11-07 16:24:10

            제가 멸치를 참 좋아합니다. 심지어 군대에 있을 때에도 워낙 멸치를 잘 먹어서 다들 신기하다 말하더군요.(식판 하나를 전부 채운 적도 있죠ㅎㅎ)
            입맛이 꽤나 까다로운 편인데도 멸치는 언제 어디서 어떤 요리로 먹어도 참 맛있습니다.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11-07 13:45:56

              멸치 볶음에서 기쁨을 맛보다니 소소한 즐거움 하나 추가네요.
              요즘은 외국 사람들도 멸치와 미역을 먹시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영양가와 맛을 알게 된거겠지요.   삭제

              • 은비솔99(rose3719) 2019-11-07 10:03:33

                저도 마른반찬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니 마른반찬도 좋아하게 되고 국을 찾게 되는것 같네요. 오늘도 반찬이 별로 없어서 마른반찬 만들어야 겠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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