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상단여백
HOME Life 일상생활(자유주제)
아직도 대기 중인 청년들
친구의 아들이 벌써 31살이다. 잘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공시생의 길로 접어든 지 오래되었다.
대학을 나와도 뾰족하게 취직이 되지 않는 졸업생들을 보며  현실적인 공포를 느꼈고, 그럴 바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미래를 더 보장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공부를 시작한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쯤 하면 그만하라고 해야 할지, 이왕 시작한 것 끝까지 가라고 해야 할지 솔직히 그 어떤 답도 개운하지는 않다. 
그동안 공부한 시간이 아까워서라기보다는  합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동안 기약이 없는 사투를  벌여온 건 친구의 아들만이 아니다. 그 아들의 합격만을 위해 부모 역시 긴 터널을 지나왔다. 아직도 터널 안이다.
 

 

왜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는 걸까. 공무원 시험으로 내몰린다고  해야 하는 게 더 맞는 걸까? 모르겠다. 
한때는 대학만 나오면  세상을 다 가질 것 같은 세상이 있었다. 요즘도 그럴까?
대학만 들어가면 다 될 줄 알았던 세상은 지금 어디에도 없다. 
명문대만 나오면 대기업의 문이 활짝 열릴 줄 알았는데 막상 현실은 좁디좁은 문뿐이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 시장은 두 손 들고 환영하지 않고 정부에서는 공시생 양산으로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 정말 모두가 용쓴다는 말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좁은 문 앞에서 두들기고 두들기다 학원 문을 두들기고, 자격증을 캐러 다니고, 그도 아니면 졸업을 보류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취직 못 하는 무능함으로 몰리느니 계속 공부하는 학생으로 존재하면서 기회를 가지려는 것이다.  
사범대를 나와 자리가 없어 몇 년째 대기 중인 이도 있다. 인구감소로 학교가 폐교되는 현실에서 이들이 설 자리가 없다.  사범대만 나오면 누구나 교사 자리를 획득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청년들은 대기 중이다.
 

 

죽도록 공부해서  대학입구를 통과해도  나오는 출구는 허허벌판이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과연 비싼 돈을 지급하며 대학을 다녀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부모들은 자식들을 어떻게든 대학만 보내놓으면 끝날 것이라는 희망에 버티는데 청년은 청년대로 부모는 부모 대로 계속 터널 속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대입 공부를 할 바에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많다는 것 또한 슬픈 현주소다.
 
 

 

너무 허탈하고 허무한 사회다. 
'이게 뭐야,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 천지잖아.', '그냥 공무원 시험이라도 봐야 할 것 같아'
세상을 다 내려놓은 사람처럼  내뱉는  한숨 섞인 소리를 주위에서 종종 듣는다
취업의 멍은 생각보다 깊은 것 같다.
매일같이 독서실로 공부하러 가는 아들도 그 아들을 지켜보는 친구도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도 모두 지쳐가고 두려움과 불안으로 얼룩져있다..
조기교육부터 시작해 서른 살이 넘도록 책만 파는 청춘, 그 청춘과 그 청춘을 지키는 부모의 어깨를 짓누르고 움츠러 들어가게 만드는 이 시대!
어찌 남의 일이기만 하겠는가? 어찌 불안하지 않겠는가? 
 
#공시생#공무원 시험#90년생의 시대#취직
4
0
I love this posting (Send donation)
로그인

송이든의 다른 포스트 보기
Comments 5개, 60자 이상 댓글에는 토큰 20개 (BUGS)를 드립니다.
20 tokens (BUGS) will be given to comments longer than 60 characters.
Show all comments
  • 메이블록(maybugs) 2019-11-08 15:47:01

    3년 정도 하면 본인도 부모님도 아쉽기도 하고 냉정하기도 하지만
    접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공시 공부도 중독같은 거라 연장 될수록 될 가능성은 줄어드니까요.   삭제

    • 하하호호(culam92)VIPVIP 2019-11-08 10:11:49

      조금 안타깝네요. 개인적으로 얘기를 들었던 고등학교 동창이 X국대 상경계열 서울캠이었는데 장기간 공무원 시험이 안되어 콜센터에서 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더 상위 대학들도 힘들다고는 하고 콜센터를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고용불안정성이 높다고 들어 정말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삭제

      • Tanker(icarusme)VIPVIP 2019-11-08 09:49:18

        대학이 전부였던 시절은 이제는 과거가 되었네요.
        저도 고등학교 아들넘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입니다.
        대학을 나온다한들 지금같으면 뭔 소용이 있을까요.
        다른 생각을 해보는 중입니다.   삭제

        • 바라보기(qkfkqhrl)VIPVIP 2019-11-07 22:57:17

          지금 노동현장에는 사람이 없어서 외국인들이 대부분의 일을 맡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공시생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청년 수당을 준다고 한다.
          뭔가 생각을 달리 할 일이다. 노동을 하는 사람에게 수당을 주는 게 낮지 않을까?
          공시생이 노동을 하고 댓가를 받고 거기에다가 수당을 추가로 줘서 대기업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분위기 안될까 몰라!
          그냥 넉두리 해봤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삭제

          • 무아딥(MuadKhan)VIP 2019-11-07 22:50:29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공무원의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았으나 지금은 완전히 딴판이라 들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의 위상이 정말 대단하죠. 어쩔 수 없는 현실이면서도 안타깝습니다.   삭제

            icon인기 포스트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