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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김신(神)

김장시즌이 돌아왔네요.

어릴 때는 거의 100포기씩 김장을 해서 마당 한 켠에 배추들이 산처럼 쌓여있었고 엄마가 손을 호호 불며 소금에 절인 배추를 씻어 엎어놓고 마루 한가득 무채와 양념들을 김치에 넣고 버무리고 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옛날처럼 100포기씩 많이 하지는 않지만 김장은 여전히 빼놓을 수 없는 초겨울의 큰일이고 월동준비죠.

항상 시댁의 김장김치를 풍족하게 가져다 먹었는데 몇 년 전 부터는 시어머니께서 몸이 않좋으셔서 김장을 안하다보니 몇 년 사먹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친정의 김장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명절 음식 장만이나 김장 같은 큰일에는 늘 도망만 다녔는데.. 김장을 도와주고 김치를 몇통 가져가라고 해서 할까 말까 하다가 같이 했는데 의외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김장 전날 엄마랑 남편차로 싣고 온 무와 양념들을 새벽에 오빠가 채 썰어 놓았고 절임배추도 와있어서 크게 힘든 일도 없었습니다.

오빠가 김장매트를 준비해놔서 30포기 정도를 여럿이 둘러앉아 버무리다보니 금새 끝이 났습니다. 오빠는 자기가 올해 김장을 혼자 다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내가 바로 김신’이라고.. 도깨비 공유가 했던 김신장군 아니고 김장의 신(神)이랍니다.

김장이 끝나고 배추에 굴, 돼지고기와 김치 속을 듬뿍 얹어서 막걸리와 함께 먹는 그때가 김장의 최고봉이자 마무리죠^^

힘든 김장도 여럿이 함께 웃고 떠들며 하다 보니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가족간의 정도 더 깊어지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도 23일로 김장 날짜가 잡혔는데 엄마가 벌써부터 시간 비워 놓으라고 하네요.

이젠 어떻게 도망갈까 궁리하던 김장이 아니라 기다려지는 김장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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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아딥(MuadKhan)VIP 2019-11-08 20:46:45

    혼자이든 소수의 인원이든 많은 양의 김장을 준비하면 누구든 김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김장을 준비하는 일 자체가 보통 수고스러운 일이 아니죠. 김신이라는 단어가 김장을 준비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널리 쓰였으면 좋겠습니다.   삭제

    • 억수로빠른 거북이(turtle7997)VIPVIP 2019-11-08 14:40:24

      김장이 참 ... 준비하는 게 손이 많이가고 번거로운 일이지만
      김장을 끝내고 가득히 쌓인 김치통을 보면 일년치 양식을 보는 둣 뿌듯함이 ...

      굴과 보쌈 막걸리는 김장을 하는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인 것 같습니다. ^^   삭제

      • 박다빈(parkdabin)VIPVIP 2019-11-08 14:37:03

        김장 매트 요긴해 보여 눈여겨보고 있는데
        필요하면 사야겠다는 결심이 서네요. ^^
        저는 어릴 때부터 저희 집에서 김장을 해서
        20년 넘게 반 억지로 김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레시피가 바뀌는 걸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ㅎㅎ
        김장김치, 굴에 척 얹어 먹으면 꿀맛인데, 군침이 돕니다. ㅎㅎ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11-08 14:23:31

          굴과 보쌈 막걸리, 김신들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보상인것 같습니다.^^
          오빠 칭찬 많이 해주셔야 겠습니다. 어려운일을 담당해 주셨네요.   삭제

          • Tanker(icarusme)VIPVIP 2019-11-08 10:47:42

            김장도 김장이지만 굴과 돼지고기, 그리고 막걱리라는 단어가 눈에 더 들어오네요.
            굴과 김칫속은 환상의 조합이죠. 힘든 김장을 마치고 먹는 막걸리는
            꿀맛이겠습니다.   삭제

            • 은비솔99(rose3719) 2019-11-08 09:52:30

              저는 김장때만되면 머리가 아프고 걱정부터 돼네요. 집에서 간단하게 20키로 한박스만 하면 되는데 시댁에 가면 엄청난 배추때문에 너무 힘들더라구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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