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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

 

 

불과 최근까지, 나는 내 고민을 혼자서 해결하는 타입이었다. 내면의 사막은 혼자 걷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고, 내면의 밤 또한 혼자 지새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인의 고민을 들어 주는 것은 심지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고민을 공개하는 일 앞에서는 언제나 쩔쩔매고 있었다. 

 

내 고민에 대해 끈질기게 질문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내 표정에 변동이 있을 때마다 나를 주저앉히고 물었다. 무슨 일이 있냐고. 자꾸 속에다가 이것저것 담아 두기만 하면 속이 썩는다고. 속 썩는 말이 괜히 있는 줄 아느냐고. 나는 그 사람이 그렇게 나올수록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처럼 굴었다. 멍석을 깔아 주니 고민을 말하는 게 더 어려웠던 것이다.

 

그 사람은 나보다 더 집요했고, 나는 결국 그 사람에게 내 고민을 조금씩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큰 병의 차도를 보는 사람처럼 안도하며, 내 고민을 가만히 들어 주었다. 그 사람의 경청과 그 사람의 평상심은 내 고민에 대한 내 태도를 조금씩 바꾸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고민을 말해도, 그 사람 삶으로 해일이 밀어닥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누군가의 귀로 들어간 고민이 현실적인 형태로 해석되면서, 나는 내 고민이 사실은 고민할 거리가 아니었음을 자주 깨우쳤다. 

 

여전히 많을 것이다. 자기 고민은 자기 혼자서만 감당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나는 그들의 생각과 선택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응원도 한다. 그런데 나는 한 번쯤 권해 보고 싶다. 고민을 나누는 일이 생각보다 괜찮은 일일 수도 있다고 들릴 듯 말 듯 이야기해 보고 싶다. 

 

세상에는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지만, 그 일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눌 수도 있다는 점을 내 삶에 적용시키면서 내 삶의 질이 크게 올라갔다. 동고동락이라는 말이 말 이상의 무언가가 되었다. 

 

내 고민을 토해내도록 내 영혼의 등을 끊임없이 두드려 준 그 사람에게 깊은 감사를 느낀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으로 살겠다고 누차 다짐하게 된다. 물론 고민을 꺼낼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만. 나에게 좋은 일이 타인에게도 좋은 일이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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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라보기(qkfkqhrl)VIPVIP 2019-11-10 11:41:39

    고민을 꺼낼까 말까고민하는 사람들에게만..
    끝까지 조심스런 모습입니다.
    옳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모름지기 그래야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공감하는 글입니다.   삭제

    • 무아딥(MuadKhan)VIP 2019-11-08 19:00:20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그만큼 좋은 일도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런 고민을 털어놓고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죠.
      아니면 직접 고민을 털어놓지는 않더라도 친한 누군가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삭제

      • 억수로빠른 거북이(turtle7997)VIPVIP 2019-11-08 14:18:40

        고민은 스스로 드러내면서 이야기하다보면 스스로 정리가 되고 해결방법이 보이면서 더이상 고민 거리가 아니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남자들은, 내가 아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얼굴이 안 좋아보일때 술을 한잔 하면서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다들 고민을 털어놓고 또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 정리하고는 하데요..^^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11-08 13:47:20

          저도 남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은 잘 하지만 내 고민은 절대로
          말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절대로라 할만큼이요.
          그런데 나의 이야도 해야지 소통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이야기하니 더 좋더군요. ^^   삭제

          • 하하호호(culam92)VIPVIP 2019-11-08 12:05:32

            고민에 대해 들어주려는 사람이 있다는게 참 좋네요ㅎㅎ 주위에 어떤 친구는 고민을 듣는것도 부담스러워 하는 친구가 있기 때문에 그런사람이 있다는게 부럽기도 합니다ㅎㅎ 잘 보았습니다. 추천과 후원 드리고 갑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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