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 세 사람

레나우                                             

언젠가 집시 세 사람이

버드나무 그늘에 있는 것을 보았다.

마침 내가 탄 수레가 천천히

삐걱거리며 모래밭을 지날 때였다.

한 사람은 바이올린 가지고

저녁놀 어린 빛에 감싸여

황홀한 모습으로 불과 같은

열광적인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입에 파이프를 물고

연기를 뿜어 내고 있었다.

마치 이 세상에 그 이상 더

자기의 행복에 도움되는 것은 없다는 듯이.

마지막 한 사람은 기분 좋게 잠자고 있었다.

그 심벌즈는 나무에 걸려져 있고

바람이 불면 여린 소리를 내며

사나이 가슴에 꿈이 깃들게 한다.

세 사람 모두 몸에 걸친 웃은

구멍 투성이었고 때가 끼어 있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지상의 운명을

대담하게 자유로이 비웃고 있었다.

세 사람은 세 가지 모양으로 내게 가르쳤다.

이 인생이 어둡게 될 때

담배로 잠으로 바이올린으로

인생을 세 가지 모양으로 경멸하는 법을.

나는 수레를 타고 가면서

집시들을 언제까지나 바라보았다.

해에 그을린 그 붉은 얼굴을.

그리고 그 곱슬머리진 그 검은 머리카락을.

레나우 : 오스트리아의 시인으로 헝가리 귀족 집안에서 출생하여 어려서

부친을 잃고 모친이 재혼하는 불행을 겪었다.

30세 때 <<시집>>을 발간하고 친구의 아내 소피 뢰벤탈과의 기묘한 

사랑으로 번뇌하다가 36세 때 <<신시집>>을 낸 몇 년 후에 발광하고

6년의 병원생활 끝에 생애를 마쳤다. 

그는 불행한 운명과 싸우는 영혼을 우수와 정열이 뒤섞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시를 썼으며 서정시인으로 일급의 위치를 차지했다.

「집시 세 사람」이 작품에서 그는 방랑하는 집시들의 생활모습을 속세의

괴로움과 슬픔에 초연한 모습으로 변화시켜서 그에게 시대고와 생활고를

극복하는 지혜를 가르쳐 준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