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까 놓고 우리 큰애 입니다. 

이놈이 태어나서 돌까지는 너무 갸냘프고 힘이 없어 뵈서 큰 걱정을 했지요.

그리고 조금 힘이 있게 되었나 싶어서 보니 심장이 좋지 않다는 의사의 진단으로 저에게 엄청난 숙제를 주었었지요. 그러나 성장하면서 좋은 결과로 그도 극복아닌 자연 치유가 되었습니다. 

행운이었지요. 

그런데 더한 일이 발생하더군요. 신경섬유종이라는 희귀병이 유전적으로 있었던 사실을 이 아이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아 그래서 우리 작은형이 그랬었구나... 그 시절엔 모랐던 일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몰랐던 일이지요. 

우리집안의 좋지 않은 모든 업보를 우리 큰애가 다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제가 알게 된 것입니다. 

말 할 수 없은 고통과 쓰디쓴 죄책감, 무었이라 형언 할 수 없는 그런것들이 나를 사로 잡곤 했었지요. 

그러나 세월은 흘러 갑니다. 

운동신경이 별로 없어서 무었을 해도 늦습니다. 

정밀하지 못합니다.  그런 그 아이에게 더 잘 하라고 갖은 욕설을 하기도 했었지요. 

혼내고 얼르고 사실 핸디캡을 극복하라는 것이었지만 아이에게는 큰 부담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아이가 국민역을 마치고 이제는 좋은 직장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힘들다 하지 않고 그동안 제게 들은 잔소리 때문에 어디가서 어떤 소리를 들어도 그소리는 잔소리 같지도 않다고 하면서 웃네요. 

쥐꼬리만한 봉급을 받아서 용돈 조금 챙겨 놓고 쥐꼬리만한 봉급의 3분의2를 엄마 통장으로 이채하내요. 

어디 내보일 놈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도 자신을 알고 노력하는 우리 큰애가 너무 고맙고 훌륭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어찌보면 속없어, 어찌보면 부족해, 어찌보면 못마땅하기만 한 큰애가 앞으로 건강을 조금만 생각하고 운동하면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 말고는 더 바랄게 없네요. 

세상이 우리 아이를 버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유전적으로 타고난 여러가지 고행의 징표도 제거해 줄 의술이 나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우리아이를 응원합니다. 

세상의 모든 환우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 전합니다. 

바라보기(qkfkqh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