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직장생활을 2013년 겨울에 시작했습니다. 며칠 만 더 있으면 만 6년이 됩니다. 6년이라는 상당히 긴 시간입니다.

그 동안 얼마나 주변 환경에 대해 무심했던지 최근에서야 제대로 인식이 된 공간이 있습니다. 불과 1~2년 정도된 것 같습니다.

사무실 근처로 예전에는 동천선 기차가 지나갔다고 합니다. 지다던 기찻길은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현재는 동네 산책로 겸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자전거를 출퇴근하다 보니 이 길을 자주 오가는데 그 전에는 그저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어느 날 퇴근하다가 맥주1캔을 사가지고 이 길 벤치에 앉았었습니다. 마음의 답답함을 씻어주는 맥주를 마신 탓인지 주위 풍경이 너무 예쁘게 다가오는 겁니다.

동네 사이에 있는 길이긴 하지만 그다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바람을 쐬기 위해 나오시거나 몇 분이서 모여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모두입니다. 아! 물론 사람이 사는 곳이다보니 가끔 싸움이 나기도 합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시끄러움을 피할 방법은 없겠지요..

그리고 동촌선의 역사로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구청에서 마을 속 ‘작은 도서관’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옛날 기차역사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여 시골 기차역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큰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지 못할 상황에 있는 분이거나, 바쁜 걸음을 잠시 쉬셔야 하는 분들께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을 제공해 줍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책을 읽는 도서관의 분위기보다는 잠시 쉬기 위해, 조용한 곳을 찾아서 들어가서 도서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책을 집어 들어 읽게 되는 공간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공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작은 도서관의 단점이 있다면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업무시간 중에만 운영한다는 것입니다.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가을이 더욱 깊어지는 지금 동촌선 주변으로 단풍이 흐드러집니다. 어제 오늘은 너무 추워져서 산책하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단풍 구경도 할 겸 지나가는 가을의 야속함도 마음속에 담을 겸 한번 걸어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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