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여로

아이헨도르프                                      

파랗게 흘러오는 따스한 바람,

봄, 아 봄인가 보다.

숲속으로 퍼져가는 뿔피리 소리,

대담한 시선, 밝은 햇살.

현란하고 현란한 이 혼돈은

마술적이며 거친 흐름이 된다.

아름다운 세계로 내려오라고

이 물결의 인사는 유혹한다.

나 자신을 걷잡지 못하누나.

바람이 나를 그대들로부터 멀리 떠나게 한다.

빛에 의해 복되이 눈이 멀어서

이 물결 타고서 가고자 한다.

유혹하며 울리는 수많은 소리,

하늘 비껴 흐르는 저녁노을,

떠나자, 나는 물어 볼 생각도 없다.

어디에서 이 여로가 끝나는지를.

아이헨도르프 : 나이세에서 태어나 할레 하이델베르그 대학에서 

철학과 법률학을 수학하면서 몇 편의 시를 발표했다. 

브렌타노의 「소년의 마적」이 그에게 서정시를 짓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후에 노발리스 등 낭만파 시인들과 교우하고 관직에 낭가 평안한

생활을 했다.

그의 서정시는 소박하고 맑으며 평이한 것이 특징적이다.

「즐거운 여로」는 경쾌한 시다. 따스하고 아름다운 계절을 만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