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소식 뚝 끊겨

늙은 어머니 손등 같은 저 집

시골에서 퍼 온 평화가 다 깃들어 있다

강의 연주에 취해 서럽게 더는 늙지도 못했구나

강물을 퍼다 쌀을 안치고 불도 지폈을

오래된 저 집

내 방 안보다 더 평온한 저 집에서

언잰가 나는 아침밥을 지을 거다

한 삽 한 삽 강물에서 떠 온 시상을 끄집어다

집 된장 같은 시도 물결 붓으로 건져낼 거다

저 집 아래쪽으로 둥둥섬 하나 옮겨 와 

마당에 들짐승도 불러들이고 

빗장구 치는＊ 소리가 모퉁이 살구꽃 쪽으로 몰려들면

새 때들이 몰려와서

온 소리를 다 잡아먹는 그런

맘 맞은 벗과 어때동무하는 이웃도 가질 거다 

＊빗장구 치다:전라도의 방언으로 장대비가 왕창 쏟아져 내리는 소리를 빗대어 말함.

시인은 아마 강가의 폐가를 보면서 

어린날 살았던 고향집 본가를 그려 본듯하다.

거기에는 손등이 갈라진 어머니가 계시고 가족과 그리고 벗들이 있을 것이다.

그 고향이 그립고 한스러우나 그는 결코 그 곳을 버리지 않았다.

다시 찾아갈 고향은 그리움만큼이나 구체적이고 계획적이다. 

둥둥섬과 마당의 들짐승 그리고 새 때들 과 맘맞는 벗까지

시인이 물결붓을 들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사진은 네이버에서...

바라보기(qkfkqh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