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에서 온 소녀

쉴러                                      

해마다 새봄이 찾아와서

첫 종달이 우짖어 오르면

어느 골짜기 가난한 목자들 곁에

어여쁘고 이상한 소녀가 나타났소.

소녀는 그 골짜기 태생이 아니라서

그녀가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몰랐소

그러고 한번 작별하고 사라져 버리면

잠시 그녀의 행방조차 알 길 없었소.

소녀가 있는 둘레에는 기쁨이 있었고

사람마다 그 마음도 너그러워졌소.

하지만 그녀가 지닌 높은 위엄은

섣부른 희롱을 허락지 않았소.

소녀는 꽃들을 가지고 왔소.

달디 달게 잘 익은 과일도 가지고 왔소.

그것은 보다 행복한 어느 곳에서

자연의 햇빛으로 익은 것이었소.

쉴러 : 시바벤의 마르마하에서 군의의 아들로 태어나 의학을 배위 

군의관이 되었다. 

군대에서 쓴 처녀작 「군도」는 질풍노도운동의 대표작으로 공연이

되자 그의 영주인 칼 대공의 노염을 사서 만하임으로 도망갔다. 

이후 불행한 방랑생활이 계속되는데 쾨르너의 초청으로 드리스덴에

가서 정착을 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많은 작품들을 발표하고 희곡 「돈 카를로스」를 경계로 

질풍노도운동의 노선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때 그는 바이마르로 가서 그리스 연구를 시작하여 고전수의로 

전향하였다. 「발렌시타인」, 「빌헬름 텔」 등 중요한 작품을 썼다.

「이역에서 온 소녀」는 쉴러의 대표적 서정시 중의 하나이다. 

극작가로서의 재능을 십분 발휘한 그가 이 시를 비롯해 많은 

서정적인 시들도 남겼다.

이시는 봄의 아름다운 정경을 가져오는 자연의 존재를 소녀로 

대치시켜 찬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