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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캐 꽃 / 김춘수
너는 서서 있고나
고요하고 잔잔한 거기에
너는 서서 있고나
신이 주신 그대로의 모습으로
찌그러져 기울어진 나쁜 세상에서
인정스런 웃음을 띄우고
오랑캐 꽃!
너는 거기에 서서 있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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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부끄럽다.
일희일비하며 살아 오지 않았던가
어제도 아니 오늘만 해도 그렇지
몹쓸것들 몹쓸것들 하면서 탓하지 않았던가
찌그러져 기울어진 세상에서
인정스런 웃음을 띄우고 있는 오랑케꽃 앞에서
나는 너무 부끄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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