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한 번도 안 만들어 본 건 아닌데, 집에서도 컬이 살아 있는 치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있었습니다. 연말에 가족 모임이 꽤 자주 있었는데, 그때마다 치킨을 튀겼습니다. 연습 삼아 한 것도 있고 제가 먹고 싶어서 한 것도 있습니다. 매일 먹으면 물리겠지만 1주일에 한두 번씩 먹는 건 물리지 않더라구요. 

튀김을 할 때는 한 종류만 하기 아쉬워서 꼭 몇 가지 튀김들을 더 만들게 됩니다. 저는 연근 튀김도 좋아하는데 연근, 고구마, 단호박, 오징어를 먼저 튀기고 마지막에 치킨을 튀겼습니다. 치킨은 먼저 튀김물에 묻힌 다음 가루를 겉에 묻혀서 튀기기 때문에 치킨을 튀기고 나면 기름이 조금 탁해집니다. 그래서 치킨은 항상 맨 마지막에 튀기게 되네요. 

튀긴 음식 몸에 안 좋다고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희열이 정신에 가져다주는 기쁨은 엄청나기 때문에, 한 번씩 튀긴 음식 먹는 것쯤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튀긴 음식을 무한정 먹을 수 있는 배를 타고난 것도 아니어서, 튀김을 직접 해도 그걸 많이 먹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집에서 신선한 기름으로 튀긴 음식들을 먹으면 상당한 만족감이 따라옵니다. 차려 놓으면 상당히 풍성해 보이는데 실제로 그렇게 대단한 과정을 필요로 하지는 않아서, 튀김 음식을 하는 게 재미있기도 하네요.

벌써 한 해가 13일 정도 지났습니다. 휴가 끝내고 연말의 기록물들을 정리해 보는데, 작년 한 해 참 바쁘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올해는 조금 느긋하게 하지만 여전히 성실하게 (모순인지도 모르겠지만) 살아 보려고 합니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돌보는 한 해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박다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