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 요리나 조림 요리를 해 먹을 일이 생길 때, 일일이 양념을 만들기가 귀찮다면 맛 간장을 한두 병 만들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맛 간장 만드는 걸 좋아하시는 편이라, 맛 간장 만드는 과정을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 이번도 그랬습니다.

양파와 대파를 오븐에 구우면 겉이 약간 타다시피 하는데, 그것을 간장(육수와 간장 그리고 설탕이 섞인 혼합물입니다)에 넣고 함께 끓입니다. 

원래는 가쓰오부시라는 훈제 생선포 같은 걸 넣어야 일본식 쯔유가 완성되는데, 그 정도로 정교하게 쯔유 맛을 구현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되어, 저희 집에서는 팬에 바삭하게 볶은 멸치로 육수를 뽑아 맛 간장을 만들 때 물 대신 씁니다. 

사실 요리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맛 간장 만들 때 뭘 넣든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됩니다. 이걸로 메밀 국수 한 번 먹고 싶은데, 아직 한 번도 못 먹었네요. 다 만든 맛 간장으로 김밥 재료들을 볶아 김밥을 해 먹은 게 지난 주입니다. 일단 만들어 놓으면 사용처가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박다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