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장 부근의 풍경

스티븐 스펜터

어떤 나방이보다도 아름답고 가볍게

솜털로 덮인 부릉부릉하는 촉각으로

땅거미 속에서, 그 광활한 길을 감촉하면서 비행기는

엔진을 끄고 교외를 넘어 풍향으로 가리키며

높이 끌리는 풍향기 위를 미끄러져,

가볍고 큼직하게 내린다.

조금도 항공로의 기류를 흩트리지 않고서.

하강에 마음 놓여, 바다를 건너

그리고 포른히 여러 마일에 걸쳐 마음껏 팔다리를 뻗치는

여성적인 땅을 건너 온 여객들은, 보는 데 익숙해진 눈으로

이제 땅거미 속으로 이 도시의 변두리를 본다

이곳 산업이 해진 가장자리를 보이는 곳을

여기에서 그들은 이루어지고 있는 일을 볼 수 있으리라.

깜박거리는 마스트 헤드의 불빛과

착륙장 건너편으로, 그들은 노동의 전초를 본다.

야윈 검정 손가락과 같은 또는 겁에 질린

광인의 모습 같은 굴뚝들. 슬픔에 상한

여인의 얼굴처럼 나무 밑에 묘한 자세로

쭈그리고 앉은 건물들, 몇몇 집들이

포장 두에서 희미한 불빛을 비치며 신음하는 이곳에서

그들은 집 쫓겨나 낯선 땅의 달을 보고 떠는

개와 같은 어수선한 불만감을 본다.

마지막 기분 좋은 선회로써, 그들은 비행장 뒤의

들판을 지난다, 거기에서 아이들은 하루 종일

마른 풀을 썰면서 놀고. 그들의 외치는 소리가 들새처럼

근처의 지붕 위에 내린다.

그러나 그것도 곧 소란한 도시에 묻혀 버린다.

그리고, 그들은 착륙하여, 울리는 종소리를 듣는다.

이 히스테리의 풍경을 넘어

까만 포대보다도 크고

죽어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솟은 영상의 탑보다도 크게

교회가 태양을 가로막으며 종교가 서 있는 곳으로 울리는 소리를.

스티븐 스펜터 : 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에 재학 중 루이스 오든

등과 어울려 신문학 운동을 했다.

독일에서 나찌의 체험을 하고 반 파시즘 운동을 벌여 30년대 대표적인

시인이 되었다.

주로 정치적인 주제를 선택하여 현대의 비극적 상황을 묘파하고

그 변혁을 주장하는 시를 썼다. 한동안 공산당에 가입했으나 후에

자유주의적인 입장으로 전향했다.

「비행장 부근의 풍경」은 전체적으로 비행장 주위의 풍경들,

비행기의 이 착륙과 근처의 도시 풍경들을 그린 시다.

이러한 풍경의 묘사를 통해 현대사회가 갖는 어두운 면을 분위기로서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