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병문안을 다녀 왔습니다.

전화를 받은 당일 저녁에 바로 다녀왔습니다. 요즘은 많이 바빠서..그나마 일을 미룰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하고 모두 갔었습니다. 그러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면회객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사람씩 교대로 뵈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형님께서 조카들에게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하셔서 저만 뵈었습니다.

병실에 올라가니 주무시고 계셔서 복도벤치에서 기다렸습니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잠을 깨시지를 않으시더군요. 아마도 약 때문이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바이탈 재는 간호사로 인해 잠을 깨셨습니다.

저를 보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또 귀찮게 하제! 너무 신경쓰지 마라.'였습니다. 그러시면서 울먹하는 저에게 '하지 마라!'하십니다. 저는 형님이 몸이 상했다하시면 눈물이 납니다. 전에 둘째 형님께서 한 쪽눈을 살명하셨을 때도 그랬습니다.

큰형님은  15명 정도 되는 작은 공장을 하십니다. 형님께서는  직원이 모두 퇴근한 후에도  일이 밀려 있으면 혼자서 나머지 일을 하고 오십니다. 요즘 공장은 사장 인건비 따먹는 상황이라고 하시면서...

그 날도 그런 날의 하루였습니다.
 

9시가 좀 넘은 시간, 주의력이 잠시 떨어졌나 봅니다. 프레스에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눌렸다고 합니다.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그 손가락을 하고서도 공장 시건장치하고 119를 불러서 혼자서 병원에 오셨다고 합니다.
큰형님의 깊은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형님 오른손 엄지손가락은 몇번이나 접합수술을 하셨기 때문에 유달리 뭉툭합니다. 이제는 그 선에 손가락이 하나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워하는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내 사주팔자가 이런 걸 어쩌겠노?"
 

접합수술이 아니라 절단이라 병원에 오래 입원하시지는 않아도 된다고 하십니다. 그 말씀을 하시면서 다행이라고 하십니다.앞으로 형님을 뵐 때마다 그 손을 쳐다보게 될겁니다.

조카들이 아버지의 희생을 조금이나마 알아줬으면 합니다. 둘 다 결혼을 해서 아이가 있는데 제 마음에는 차지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녀갔었다면서요?"하고 작은 조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속이 상하다면서 안타까워합니다.
 

그래도 이 놈은 알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집니다.

알짬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