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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상황을 지켜 보던 장진호는 미소를 지었다.

포위가 되었다고 하지만, 북쪽과 서쪽은 적이 장악한 곳이라 포위망이 뚫리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는 생각했기 때문인지 포위가 상당히 허술하였다.

반면에 남쪽과 동쪽의 포위는 생각 이상으로 견고하여 안에서나 밖에서나 뚫기가 상당히 어려워 보였다.

양측간에 대치하고 있는 지역이 제법 되다보니 다른 지역의 사람들을 옮길 수가 없었고, 그것이 육대의 운명을 연장시켜 준 주요한 원인이었다.

천의단의 상황을 보았을 때, 당분간은 공격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었으므로 장진호는 생각해 두었던 추가적인 일을 하였다.

새롭게 만든 진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작업이었다.

동시에 진지 주위에 함정과 간단한 기관장치를 이용한 공격도구를 만들었는데, 과거 군 시절에 사용하여 제법 큰 성과를 얻었던 것들을 중점적으로 만들어 배치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부상자들 중에서 어느 정도 상세가 좋아진 이들이 복귀를 하여 전투인원이 늘어났다.

장진호는 부상을 입었던 자들에게는 힘든 일을 시키지 않고, 주로 나무를 잘라 화살이나 쉽게 던질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죽창을 만들도록 하였다.

솜씨가 좋은 자들에게는 나무로 만들 수 있는 작은 암기류를 만들게 하였다.

처음 예상과 달리 장진호 부대의 잠입시에 너무 치열한 전투를 벌여 당분간 본대의 공격이 없을 가능성이 높았으므로 상당기간 포위망내에서 지내야 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 때문에 장진호는 부하들을 시켜 장기간 변질되지 않는 음식물을 만들도록 하였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소금을 많이 가지고 온 것이 큰 역할을 하였고, 양측 부대에 요리에 대해 많이 아는 자들이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무기류는 물론이고 준비가 된 식량은 사용될 것만 본래의 진지에 남겨 두고, 나머지는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켜 적절한 곳에 보관하도록 하였다.

모든 일이 마무리되자, 장진호는 가지고 있던 약간의 술을 풀어 사람들을 위로하였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적의 공격은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사흘이 지난 다음에 이루어졌다.

예상과 달리 북쪽과 서쪽에서 시작되었다.

본단에서 직접 왔거나 다른 지역에 있는 부대의 일부가 우회하여 공격을 하러 온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제일 앞서 다가 오던 적들이 장진호의 부대가 만든 줄에 걸려 신호탄을 쏘게 만든 것이었다.

그것을 본 초병이 큰 소리로 외쳤다.

“ 적이다!! ”

“ 땡땡땡 ”

초병의 소리와 뭔가 부딪치는 소리에 장진호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급히 잠에서 깨어 방어준비를 하였다.

나름대로 준비가 되어 있었으므로 갑작스러운 공격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 방어태세를 갖추었다.

신호탄이 본진과 상당히 떨어진 곳이다보니 큰 문제는 없었다.

장진호는 마련해 둔 곳으로 올라가 적의 동태를 살폈다.

생각지도 못한 것에 걸려 발각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적은 바로 공격을 해 왔다.

기습공격의 묘미가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퇴각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얼마있지 않아 적의 선두가 나타났다.

“ 와∼ ”

그것을 본 장진호가 기다리는 표시를 하였다.

아군은 전부 활을 잡고 쏠 준비가 되어 있었다.

“ 으악! ”

“ 함정이다. ”

큰 소리를 치며 달려오던 적의 선두는 아군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 상당한 피해를 입었고, 전열이 다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