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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급히 아군의 진영으로 진격하였다가 장진호가 만들어 둔 함정에 걸려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낮이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지만, 밤이다보니 그런 암수가 큰 효과를 발휘한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적의 수장은 크게 분노하였다.

“ 이런 잡놈의 새끼들!! ”

옆에 있던 수뇌부들은 길길이 날뛰는 그의 분노를 감당할 수 밖에 없었다.

새로 만들어진 두 번째 진영에 도착한 장진호는 부하들을 푹 쉬도록 하였다.

비록 하루였지만, 계속된 전투와 이동으로 크게 지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진영은 본진으로부터 천오백장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고, 본 진보다는 지리적인 이점이 큰 편이었지만, 상대적으로 협소한 곳이었다.

서쪽은 절벽이었고, 동쪽은 자갈밭이나 다름없어 그냥 올라 오기도 힘든 곳이었다.

공격은 남북에서 할 수 있었지만, 북쪽이 좀 더 험한 곳이었고, 상당한 시간을 들여 우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남쪽으로 올 것이 확실시 되었다.

두 번째 진영까지는 방어를 위한 곳이었고, 세 번째 장소부터는 숨어 지낼 장소였으므로 사실상의 전면전은 여기서 끝을 봐야 할 상황이었다.

여기서 밀리게 되면 유격전을 펼칠 수 밖에 없었고, 그만큼 나중에 본진을 탈환하기가 어려울 수 있었으므로 가능한 두 번째 진영에서 방어를 해야 했다.

그 때문에 본진보다 더 많은 물자를 비축해 두고 있었다.

장진호는 우선 서쪽을 살펴 보았다.

과거 자신들이 한 것처럼 절벽을 타고 오를 수도 있었다.

당장에 그런 짓을 할 리는 없었지만, 상황이 달라지면 유격부대를 보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절벽은 상당히 가파랐다.

무공이 높은 사람이라면, 오르는 것은 가능할 것 같았지만, 위에서 요격을 당하는 경우에 대처하기가 불가능할 것 같았다.

그는 직접 절벽으로 내려가 다시 올라오면서 판단을 해 보았고, 자신이 생각한 것이 맞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절벽위에서 약 이십장 정도 아래에는 피할 곳이 없었다.

장진호는 만약을 대비하기 위하여 그곳에 신호줄을 촘촘하게 걸어 두었다.

건들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신호탄이 발생하여 아군에게 알려 주도록 만든 것이었다.

절벽위에는 돌 뿐만 아니라 나무를 가져다 두어 언제든지 던질 수 있도록 해 두었다.

그 일이 끝나자, 오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서쪽의 일을 마친 장진호는 진영으로 돌아와서 여기 저기를 둘러 보았다.

구축된 진지 앞에는 이전에 준비한 땅속에 박힌 고정된 목책이 있었다.

적의 돌격을 방해하면서 공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도록 조금 개조가 된 것이었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부하들은 방어시설을 살펴보면서 문제가 있는 것들을 보수하고 있었다.

수천명이나 달하는 사람들이 움직이자, 마치 개미들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의 부하들은 대충 알 수가 있었지만, 육대의 인물들은 잘 몰랐으므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으며, 여인들도 제법 있었다.

적들의 움직임은 없었다.

그들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진지의 개보수는 부하에게 맡겨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장진호는 동쪽으로 움직여 그곳 상황을 살폈다.

그곳은 바위와 자갈로 뒤덮혀 있었다.

숲이 있긴 하였지만, 위에서 보면 모든 정경이 다 보였고, 공격해 오기도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초병 몇 명만 세워 두어도 충분해 보였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