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벼룩은 어디로 튈까 –소설 7 지구의 암은 바로 인간이다

"지구는 하나의 암을 갖고 있다. 그 암은 바로 인간이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은 항상 환경에 영향을 끼쳤으며, 또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왔다. 하지만 인간의 숫자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그리고 인간의 자연환경에 대한 개입의 복잡함이 증대함에 따라 인간의 환경에 대한 간섭이 예상할 수 없는 또한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결과와 함께 전혀 색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로마클럽 보고서

The seminal scriptures of modern-day environmentalism were Rachel Carson’s “Silent Spring,” Paul R. Ehrlich’s “Population Bomb” and the publications of the Club of Rome. While stylistically quite different, these books all served to rally the public around a core anti-human philosophy. As the Club of Rome put it, “The Earth has cancer, and the cancer is man.” Such misanthropic views could only have the most horrific consequences.

유감독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말했다.

“영어, 네가 칭찬을 하는 시나리오도 다 있네? 너 같은 비평가가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하는 것은 처음이다. 네 별명이 투덜이 스머프잖아. 매일 비난만 한다고 학창시절에 붙인 별명으로 네가 젤 싫어하는 별명.”

영어가 말했다. “선배 맞아, 그런데 놀라운 것은 내가 이 시나리오를 읽고 집에 가서 단 한 순간에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는 점이야. 내 성격이 원래 책을 읽다가 제대로 안 읽고 집어 치운적이 많잖아. 그런데 이 시나리오는 진공청소기처럼 흡인력이 대단해.”

유감독이 말했다. “맞아, 너는 글이 조금만 길면 지루해서 안 읽어버리고 길다고 투덜대지. 너 영문과 나왔는데 영어 장편소설중 끝까지 읽은 것 하나도 없잖아.”

영어가 말했다. “선배 맞아, 난 영화도 끝까지 안봐. 그런데 재미가 없어서 그동안 끝까지 안 읽은거지 내용만 흥미진진하다면 내가 다 보잖아.”

유감독이 말했다. “그런데 너 그 시나리오 한국어로 번역 해줄수 있어? 내가 인건비는 쳐줄게. 내 영어 실력 알잖아? 나 칸느 영화제에 대상받아도 한국어로 소감문 발표해야 할정도잖아.”

영어가 말했다. “선배, 또 술값으로 때우려고? 나도 비싼 몸이야, 나도 지금 일이 막 들어와서 바쁠때인데.. 형수님에게 부탁하면 어때? 그래도 유학도 갔다 왔잖아?”

유감독이 말했다. “내 와이프는 오로지 생존영어, 말만 잘해. 물론 나보다는 낫지만... 정말 번역 안해줄 거야? 그러면 너와 내가 같이 시나리오 공동 작업을 하는게 어떨까?”

영어가 대답했다. “한번 생각해보고. 그런데 이 시나리오 남이 쓴 것이라고 사실대로 밝힐거야? 주웠다고 할 거야?”

유감독이 말했다. “내 생각에는 성경 출애굽기에 나오는 모세처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집트 공주가 갈대에 싸인 아이를 강물에서 주웠는데 만약 부모가 나타난다면 우리가 성당에서 습득한것이라고 말하면 되지. 만약 글쓴이가 끝까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비밀은 우리 둘이 무덤에 까지 끝까지 가지고 간다.”

영어가 말했다. “선배랑 같이 시나리오 작업하면 영광이지. 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

유감독이 말했다. “그런데 무슨 내용이야?”

영어가 말했다. “시크리트”

유감독이 말했다. “비밀?”

영어가 말했다. “처음에 영화는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으로 시작되지. 1900 90의 9년 7의 달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온다 몽골리안들의 대왕을 부활시키기위해 그 전까지만 화성이 평화의 이름으로 다스린다. 노스트라다무스 예언 말이야.”

유감독이 말했다. “ 모든 세기에 나온 노스트라다무스 예언 말이야? 내가 잘 알지 나 그거 때문에 중학교때 걱정되어 학교도 안가고 밥도 안먹고 정학 먹었잖아. 1999년이 마지막이라면서 그랜드 크로스라는 천문 현상이 일어난다고 일본인이 번역한 책 말야.”

영어가 말했다. “오죽하면 수능에 적중시킨 문제가 나온다고 노스트라다무스란 수능용 학습지도 등장했잖아.”

유감독이 말했다. “잘 알지, 솔까말, 나도 그 세기말적 예언으로 영화를 제작하려고도 했었어. 근데 내가 무명감독이라서 투자도 못받고, 배우 캐스팅도 실패하고 망했지. 빚도 엄청 늘고, 그 때 나 신용불량자 되었잖아. 쌀도 떨어져서 네가 쌀 20kg 가져다 줘서 김치만 반찬으로 먹고는 살았다. 그 때 형수도 기억하고 있어. 그냥 시나리오 작업을 하다가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는데.. 그 파일이 삭제가 되었는지 복구도 안되고 어떤 내용인지 이제 기억도 안난다. 그 다음 내용은?”

영어가 말했다. “흑사병으로 영화는 시작되지. 흑사병에 대해 잘 알아?”

유감독은 금방 대답했다. “잘 알지 페스트 말야. ”

유감독은 통화를 하면서 컴퓨터 구글 검색창에서 흑사병에 대해서 쭉 읊어대기 시작했다.

“흑사병의 원인인 페스트균은 중앙아시아의 스텝 기후 지대에 서식하는 쥐 등의 설치류에 기생하던 쥐벼룩을 중간 숙주로 하는 박테리아로, 몽골 제국의 킵차크 칸국 유목민들이 쥐와 접촉하면서 그 감염이 시작되었다. 1347년에 킵차크 칸국의 군대가 크림 반도에 있는 제노바의 식민도시 카파(페오도시아)를 침공하였는데, 제노바 시민과 몽골군 사이에서 공성전이 벌어졌다. 이 전투에서 몽골군 부대는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의 시체를 투석기에 담아 성 안으로 쏘아 보내는 일종의 생물학전을 시도하였다. ”

영어가 말했다. “선배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인터넷으로 찾아본 것 아냐? ”

유감독은 뜨끔해져서 말했다. “그렇지, 내가 의학 역학 전문가도 아니고.. 그런데 요즘 우한 바이러스 즉 코로나 19가 생물학적인 무기였다는 음모론이 떠돌고 있더라.”

영어가 대답했다. “나도 봤어, 그 말도 안되는 것 믿는 사람들의 뇌속이 궁금하다. 선배는 안 믿지?”

영어가 계속 말했다. “시나리오의 내용은 갑자기 한국의 반지하방에서 시작되지. 못사는 몰락한 하층민 계급의 가족들이 상류층 사회를 동경하다가 그들을 대신하려고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야.”

유감독이 말했다. “그런 진부한 계층간 이동이나 계급 사다리 내용은 진부한 내용일텐데 무엇이 흥미를 끌었어?”

영어가 말했다. “디테일한 소재야, 예를 들어 그들이 처음에 가정부를 대신하기 위해서 작전을 쓰는 내용이 있어. 가정부가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어서 그것을 이용하는 거야. 예를 들어 가정부 몰래 복숭아 껍질 털을 깍아서 사모님이 보는 앞에 기침을 하게 만들거나. 아 그 뭐더라, 또 운전기사로 분장한 아버지가 가정부가 병원 간 사실을 촬영해 보내고.. 또 자식들은 기침을 하게 하며 아이를 키우는데 침도 튀기고 하면서 협박을 하고 있어. 요즘에도 결핵 걸린 사람이 있냐고 반문하면 예전에 크리스마스 씰 이야기도해서 겁주고. 또 피자에다가 뿌려먹던 케찹인가를 뿌려서 가정부가 활동성 결핵에 걸린것처럼 속이고 있어. 가정부가 기침했던 휴지에 얼른 아빠가 묻혀서 결핵으로 각혈한 듯이 위장하는 내용도 있어.”

유감독이 말했다. “한국이 OECD 선진국중에 결핵 1위 잖아, 다제내성 결핵도 있고, 심지어는 이상, 김유정등도 다 결핵으로 사망했어.”

영어가 말했다. “어 시나리오에도 그 OECD 1위 표현 등장해, 야 선배가 썼다고 해도 믿겠다. 결국은 그런식으로 한두명씩 부잣집 주변인물을 피를 빨아먹는 존재로 등장해.”

유감독이 말했다. “기생충 영어로 말하면 parasite 이네..”

영어가 말했다. “남의 말 할 것도 없어, 선배도 대학때 별명이 빈대였잖아. 돈이 하도 없어가지고 남의 친구들 집에서 붙어 자고, 밥도 얻어 먹고, 술도 공짜로 먹고.. 정말 그러던 선배가 이렇게 유명 영화감독으로 성공할지 아무도 몰랐어.”

유감독이 말했다. “아픈 상처에 소금뿌리지 말아. 정말 그 때는 정말 죽을래도 돈이 없었다. 그래도 요즘에는 내가 만나면 술이랑 밥 잘 사주잖아. 너 지금 만날래? 뭐 먹고 싶어?”

“난 선배가 정말 칸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오스카 상 받는다는 상상도 한다. 정말 어처구니 없지만 말이야. 근데 요즘 나 코로나 19 때문에 자가격리되었어. 사실 내 여친이 코로나 19 환자였고. 아까 보건소에서 핵산 키트 검사를 받았는데 나도 코로나 19 환자야. 그런데 나 지금 고향에 내려와서 대구에 살잖아. 그래서 선배집에 갈수도 없다구. 대구는 병원에 환자가 꽉차서 지금 자가격리만 되고 제대로 치료를 해줄수도 없어. 이렇게 비참하게 될지 몰랐어.”

갑자기 수화기 너머로 영어의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것이 영어를 다시는 볼수 없는 마지막 통화인지 예감하지 못했다.

“그래 앞으로 만나면 술이나 한번 하자.”

보통 그 말은 다시 만나기 싫은 사람에게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일상으로 바꿔 놓아서 직접 대면으로 술이나 밥을 먹는 일이 거의 없어졌고,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식당이 폐쇄되어 오프라인 가게에 대재앙을 가져다 주고 영원히 대한민국을 바꿔 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