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그믐날이 되어 밤이 어두어지자, 장진호는 수뇌부를 모아 회의를 하였다.

평상시와 같은 공격을 할 것이라 예상하던 수뇌부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회의에 참가하였다.

그들을 둘러본 장진호가 지형도를 꺼내어 펼치고는 말하였다.

“ 제군! 오늘 본격적인 공격을 할 것이다. ”

그의 말에 모두들 긴장한 표정을 하였다.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지만, 뭔가 큰 전투가 벌어질 것임을 직감한 것이었다.

장진호는 지형도를 가리키면서 작전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 오늘도 적은 통상적인 공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적의 허를 찌른다. 각 조는 개인당 나무화살 백발과 철전 이십발을 가지고 움직인다. 우선 일조는 나무화살로 평상적인 공격처럼 보인다. 그동안 일조의 엄호를 바탕으로 이조는 이 지점까지 이동하여 역시 나무화살을 발사한다. 이조가 화살을 쏘면, 삼조는 급히 이 지점까지 전진하여 나무화살을 쏜다. 이 지점까지는 유효 사정거리 밖이므로 적들도 별다른 응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

그의 지시에 수뇌부들은 가까이 모여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 삼조가 공격을 하는 동안에 일조와 이조는 삼조의 뒤에 모였다가, 내가 명령을 내리면 즉시 이 지점으로 이동하여 철전으로 일제히 적을 공격한다. 삼조의 공격이 이어질 것이므로 적은 쉽게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다. 최대한 적을 혼란스럽게 해야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많은 화살을 쏘아라. ”

“ 네! ”

“ 고수는 나와 제군들이 맡아야 한다. 그들의 위치는 내가 파악하여 알려주도록 하겠다. ”

“ 알겠습니다. ”

작전회의를 마친 장진호와 그의 부하들은 평상시처럼 아래로 내려갔다.

드러내 놓고 내려오는 장진호 부대를 부고 적군은 자기네들끼리 이야기를 하였다.

“ 재네들 또 오네. ”

“ 당연한 것 아닌가? 올 때가 되었구만. ”

“ 지겹지도 않나? ”

그러자, 한 사람이 웃으며 말하였다.

“ 이제 안 나타나면 섭섭할 것 같은데? 하하하!! ”

“ 맞는 말이야. ”

그러면서 자기네들끼리 웃었고, 그 웃음은 평소와 다름없는 아군의 공격에도 지속되었다.

화살이 날아왔지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심지어 은폐물과 방패로 몸을 가리고 잠을 자들도 있었다.

적진의 상황을 살펴보던 장진호는 일조와 이조의 준비를 확인하자, 큰 소리로 외쳤다.

“ 공격!! ”

“ 와∼ ”

일조와 이조는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것을 본 적은 순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 진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군의 무장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오래갈 수가 없었다.

자리를 잡은 일조와 이조는 철전을 그들에게 발사하였다.

“ 크악! ”

“ 켁! ”

아군의 움직임에 응전을 하려던 적은 아군이 공격에 평소처럼 얇은 방패로 막았다가 큰 낭패를 보았다.

유효 사정거리내에서 철로 만들어진 화살촉으로 공격한 것이라 가죽을 뚫고 들어와 치명상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적은 혼란에 빠졌다.

당황한 적의 진열이 무너지자, 적장은 큰 소리로 외쳤다.

“ 퇴각하라!! ”

그러자, 적들은 급히 뒤로 물러났다.

생각보다 적이 쉽게 무너지자, 장진호는 앞으로 나서며 적의 진영에 고수가 있는지를 살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