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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괴물의 수가 많지 않아 금방 괴물을 잡을 수 있었다.

그 상황을 보자, 밖에 있던 사람들은 더 광분하여 학교에 들여보내 달라고 소리쳤다.

난감한 상황이었다.

언제 괴물들이 또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다른 곳이나 집으로 가라고 하기도 그랬다.

괴물 사냥꾼들이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박현묵의 큰딸이 행동으로 나섰다.

학교 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안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막을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총을 쏠 수도 없었다.

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그런 행동을 할지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황당한 표정을 하는 상황에서 그녀는 새로 들어온 사람들을 이끌고 학교 안으로 가 버렸다.

그녀가 작정한 것인지 말리고 자시고 할 틈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본 박현묵이 미안한 표정으로 모두에게 말했다.

“ 정말 미안하네. 딸년이 대학생이 되더니 이제는 아비 말도 안 듣는다네. 이왕 이렇게 된 것, 저 사람들까지만 받아들이세. ”

이미 상황이 끝난 것이라,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쌀이 익어 밥이 된 상황이었다.

건우는 그런 박현묵의 태도를 보고 결정을 내렸다.

그들은 바로 교문을 다시 닫아 잠그고는 괴물 사냥에 나섰다.

건우는 괴물과 교전을 벌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봤지만, 이 조직은 답이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지휘자인 박현묵이 너무 물렀다.

게다가 제멋대로인 딸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자신들은 코인 벌어다 주는 노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것을 다른 사람과 의논해 보고 싶긴 했지만, 모두 가족이 있어서 함부로 행동하기가 어렵다고 봤다.

그들은 혼자인 자신과 처지가 달랐다.

설혹 뜻이 맞는다고 해도 문제였다.

가족들을 데리고 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보았다.

새벽에 야반도주해야 하는데, 워낙 공개된 장소라 그러기도 쉽지 않다고 봤다.

차라리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판단이 무조건 옳다고 볼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더 고민하고 주저할 생각은 없었다.

어이없게도 가족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 상황에서 도움이 되었다.

한참 다른 사람들이 교전하는 사이에 건우는 자신의 자리를 옮겼고, 다른 사람들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그들에게 코인을 어느 정도 줄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러면 전부 결국 무임승차자들에게 뺏길 것으로 생각했다.

당장 정수장치와 전기를 마련해야 했고, 그곳에 들어가는 검은 큐브도 만만치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다.

이미 이 조직은 박현묵의 큰딸에게 휘둘리고 있었다.

그런 조직에 밝은 미래가 있을 리가 없었다.

건우는 다른 사람의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나자, 바로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이제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 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