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사태로 전세계가 아파하고 있다.

인도 델리에 일용직으로 일하던 가족은 고향으로 돌아간다.

아기에 분유를 사 줄 수도 없는 현실이라고 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델리를 탈출하기 위해 쏟아져 나왔다.

고향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려고 해도 탈 수 있는 숫자가 제한되어 있다.

고향에서 델리로 차량을 보내 사람들을 수송하려고 한다지만, 탈출하는 사람의 숫자가 너무 많아 역부족이라고 한다.

차량에 매달리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직접 걸어서 고향까지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탈수증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재난이 발생하면 가장 가난한 계층부터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인도는 길거리로 나오는 사람을 매질하고,

신에게 기도하기 위해 기도처로 온 사람들을 쫓아낸다.

자신의 신발도 챙기지 못하고 매질 당하며 쫓겨난다.

우리나라에도 이야깃거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돈이 있는 사람은 펜션으로 자가격리를 하러 갔다가 펜션이 문을 닫게 만들었가고 하고,

어떤 돈 있는 사람은 섬으로 간 사람도 있다고 들려온다.

고향,

과거 내가 산 속 깊은 곳에서 흙벽에 화전민으로 사시는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 대가족이 함께 살았던 추억이 있다.

쌀이 아니라 고구마와 감자같은 것으로 끼니를 해결했지만, 

그 곳에서 죽음은 거리가 멀었다.

산에는 밥 지을 말라 썩은 나무둥치들이 널려 있었고,

시내에는 가재랑 피라미들이랑 다슬기가 촘촘히 바위 틈을 돌아다녔다.

아버지와 온 가족이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일했지만, 

항상 빚에 쪼들려야 했다.

집에 소가 한 마리 있었지만, 우리 소유는 아니었다.

일하는 논밭도 우리 소유는 아니었다.

소와 논밭의 소작료를 내고, 빚의 2부5리 이자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은 거의 없었다.

소천하신지 10년이 되어가는 아버지는 12세에 지게를 지고 남의 일을 하기 시작했고,

누나와 형들은 농번기에는 학교보다 일터가 우선이었다.

그리 멀지 않은 그 시절에 내 친구들은 학교를 진학하기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현장으로 갔다.

지금 우리 가족은 내 어릴 적과 비교하면 너무나 부유하게 살고 있다.

냉장고는 2대, 혹은 3대씩 갖추고 산다.

아직도 고향에 아버지와 팠던 우물이 그대로 있고,

황토에 짚을 넣어 네모나게 만들어 지었던 흙벽집은 지금도 친척이 살고 있다.

내가 컸을 때, 집안이 갑자기 일어나

우리 동네에서 가장 큰 기왓집으로 이사를 했다.

동네에 추첨을 통해 1번으로 손잡이를 돌리는 전화기가 우리집에 들어왔다.

1993년도에 동네 앞 돌길은 아스팔트포장이 되었다.

우리가 살 던 집은 아무도 살 지 않는다.

지난 해에 어머니가 우리집으로 오시는 바람에 가끔씩 둘러 보러 간다.

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이제 그 집이 있는 동네로 다 모여살아야하나 생각을 한다.

전혀 새로운 발상이 시작된다.

고향!

돌아갈 곳, 돌아갈 집, 대가족이 함께 모여 과거로 회기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1년이 가도 사촌들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다. 

명절에도 다들 바빠서 전화통화만 한다.

우리 형제들은 그래도 돌아갈 고향이 있다.

인도 델리의 일용직 노동자들이 고향까지 무사히 돌아가기를 기원한다.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