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 이야기입니다.

저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어른들 그러니까 돈 처분권이 있는 성인들의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듣고는 성인에게만 돈 처분권이 있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지난 토요일, 직장 동료의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이러더랍니다.

"아빠! 왜 그 저.. 내 앞으로 나온 그 뭐지.. 지원금 나왔지?"

"어. 그래. 긴급재난지원금 받았어."

"그럼, 그 돈 내 앞으로 나온 것 맞지?"

(당황해서 얼버무리면서) 어, 그래.. 맞아?

"그럼 아빠! 그 돈으로 장난감 하나 사줘"

이렇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직장 동료는 아이를 데리고 칠성시장 완구점에 갔다고 합니다. 아들이 원하는 큼지막한 장난감(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나 안겨줬다고 하네요. 물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주 가벼웠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그 동료에게 '야! 아들 큰 인물 되겠다. 계산이 정확하네.'했더니 자기 아들만 그런 게 아니랍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유튜브를 자주 보다 보니 자기 앞으로 나온 돈이라는 것을 거의 대부분이 안다고 합니다.

다행히 대학생인 우리 아이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처분권을 자기들이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우리 애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세대차이가 난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요즘 아이들이 똑똑한 것인지, 세상이 변한 것인지.. 세대차이를 느끼지 않을래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네요.

아마도 세상이 변한 것이겠지요.

알짬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