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건우는 혹시나 해서 그중의 한 놈을 저격했는데, 역시나 코인이 제공되었다.

그렇다면 러시아 마피아를 죽이나 저놈들을 죽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때부터 건우는 대물 저격총으로 안드로이드를 조준하여 공격했다.

오래된 장갑차로 장갑이 얇아 대물 저격총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다.

적이 그런 복장과 무기를 들고 있어서인지 건우는 마치 자신이 2차 대전 당시로 타임슬립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주위에 있는 건물을 보면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조준경으로 적을 조준하다 보니 그런 느낌이 든 것이다.

안드로이드라서 그런지 사람보다는 안전에 둔감한 면이 있어 조준사격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었다.

대물 저격총의 위력도 있고.

건우가 몇 번 총을 쏘고 나자, 놈들도 저격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주위에 워낙 많은 플레이어가 있어서 건우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건우는 자리를 옮기지 않고 그 자리에서 계속 총을 쏘았고, 코인을 획득하고 있었다.

적의 장갑차는 연속해서 나타났다.

하긴 플레이어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으므로 이런 방해가 없었다면 적 본거지를 점령하는 것도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시스템이, 플레이어가 쉽게 미션을 해결하는 것을 막는 것처럼 보였다.

건우 처지에서는 나쁠 것도 없었다.

목표가 늘어나서 오히려 좋았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전차가 나타났다.

그것도 제법 많이 나타났다.

그 전차는 구식 전차로 일종의 경전차였으며, 주로 기관총이 무장되어 있었는데, 작은 포를 무장한 것도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각 전차에 그려진 표식으로 2차 대전 당시의 연합군과 주축국의 표식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경전차들이 모두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건우는 왜 하필 경전차일까를 생각해 보았는데, 아마도 플레이어의 무장에 맞춘 것으로 생각되었다.

플레이어에게 지급되는 혹은 코인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화기가 어느 정도 한정된 지금 상황에서 중(中) 혹은 중(重)전차가 투입된다면 플레이어가 엄청나게 희생될 것이 뻔했다.

시스템이 그것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렇게 경전차가 나타나자, 플레이어들은 제법 손실을 봤다.

아무리 경전차라고 해도 전차였다.

쉽게 파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웬만한 총으로는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일부가 대물 저격총 등으로 적 전차에 손실을 주고 있었지만, 그것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경전차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주위에 기계화 보병사단이라고 할 수 있는 장갑차와 안드로이드 보병이 있었으므로 전차를 쉽게 파괴하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적 본거지 공격은 미뤄지게 되었다.

후방을 안정시켜야 본거지 공격을 제대로 공격할 수 있다고 판단한 플레이어 지휘부가 후방에 들어오는 안드로이드 기계화 사단부터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