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전혀 생각을 해 보지 않았던 것이라....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특별히 할 일이 없을 것 같다.

전쟁무기가 발달해 있어서

북한군이 전쟁을 시작할 생각이라면,

아마도 조용히 화학탄을 사용할 것이다.

왜 죽는 지 모르고 다들 죽어 있겠지.

화분 하나의 좁은 속을 식물뿌리들이 휘휘 감고 있다. 

분갈이를 하면,

화분 속에 흙은 거의 없고

이녀석의 뿌리들이 꽉 들어차 있다.

언제나 전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전쟁을 하면 공멸한다.

더 큰 화분으로 옮겨 분갈이를 하지 않으면 이 녀석들은 모두 죽고 만다.

지구상에 77억 인구가 살고 있다.

살아갈 공간을 꽉 들어차 있는 것이다.

인류도 쏟아내는 쓰레기로 공멸할 위기에 처해있다.

큰 나무들도 작은 다육이들도 

더 큰 화분으로 옮기고,

흙에 유기물이 많은 거름을 섞어서 넣어주어야 쑥쑥 자란다.

조그만 화분에 심어두면 크지 않고 버틴다.

뿌리가 물받이까지 파고 나와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전쟁을 하고 있다.

국제적인 경제제재를 계속해서 가하는 것은,

작은 화분 안에서 뿌리가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하고 고사하라는 이야기이다.

팔로군이 중국공산당을 돕지 않았다면,

그래서 모택동이 북한을 동지로 여기지 않았다면,

그리고 김일성이 러시아에서 활동하지 않았다면?

역사는 뒤집어 생각해 볼 수 없는 것이다.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일본은 남한과 북한이 계속해서 긴장관계 속에 있기를 바랄 뿐이다.

김일성이 생각했던 대로, 남북전쟁을 통해 하나의 나라를 만드는 것은......

분갈이를 해 주는 화분의 주인이 원하지 않는 일이었다.

이 좁은 반도에서 북한만 아니라 남한도 분갈이가 필요하다.

사천칠백만이 살기에 좁은 땅이다.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같은 대기업은 중국과 베트남으로 본사를 옮겨가고 싶어한다.

한 개인으로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도 더 넓은 화분을 찾아 이민을 간다.

만약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가만히 가족들과 집에 있을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다.

적이 눈앞에 나타나지 않기때문에

적을 피할 곳은 없다.

전쟁의 징후가 있어서 한반도를 떠난다면,

또 다른 전쟁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미국으로 이민 간,

그리고 세계 각지에 흩어진 해외동포들이 한결같이 조국을 그리워한다.

이민 간 그곳에서 여전히 전쟁 중이기 때문이다.

매순간 전쟁을 하고 있으면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라고 상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 아닐까?

매일의 전쟁은 결코 내가 원해서 치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한반도라고 하는 화분이 좁을 뿐이고, 내 삶의 반경이 꽉 들어차 있기때문이다.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