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해가 떴다.

그 숱한 장마와 태풍을 등지고 하늘 가득한 구름 사이로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야"

<For Whom the Bell Tolls> 이 종소리는 누구의 죽음을 애도하는거야?

누굴위하여 종은 울리나?

헤밍웨이의 천재적 문학작품다운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누구도 당신을 괴롭히려고 하거나 슬프게 하려는 의도는 없다.

오직 죽어가고 있는 자기자신을 버티고 있을 뿐이다.

문학작품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진다.

문학평론가들의 작품해설을 보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문학 속 구성에서 해석해낼 수 있다.

작가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사랑', '결혼', '돈'만 보인다면,

작가는 권총으로 자살할 수 밖에 없다.

전 인류가 처한 전쟁과 평화의 반복 속에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감정의 기복을 작품을 통해 전혀 느끼지 못하고 그저 사랑타령이나 하고 있다면, 더 이상 글을 쓸 이유가 없기때문이다.

글을 쓰면 쓸 수록, 작가가 유명해지면 유명해질 수록,

독자들의 오독은 작가를 Hypergraphia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이 질병은 쓰다 쓰다, 더이상 창의적 글쓰기가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순간, 

자신의 목숨을 끊어 세상에 마지막 글을 쓴다.

인간이 단순해지려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면, 머리 속 모든 창조적 기획력을 지워나갈 수 있다.

시원한 산 속 옹달샘으로부터 흘러내리는 냇물을 한없이 바라본다.

칠포해수욕장에서 수평선을 향해 몰려오는 파도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본다.

8월의 짙어진 나뭇잎을 하나하나 세어본다.

잠 못 드는 밤에는 눈을 감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 양...... 세어본다.

그렇게 머릿속을 복잡하게 떠도는 창조적 기획물들은 자리를 비워준다.

이어폰 속 일렉과 베이스, 드럼과 키보드를 구분해 듣고 있으면, 머리를 비울 수 있다.

그럼 다시 시작이닷!

비웠으니 다시 기획에 뛰어든다.

8월은 무엇이든 블루오션이다.

누구나 휴가를 가고 머리를 비우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전혀 경쟁력이 없다.

모두의 머리는 멍하고,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이 짧은 찰나적 8월은 100억짜리 기획의 순간이다.

1년 내내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

8월!

이 녀석과 씨름하면 된다.

그리고는 11개월을 놀아야쥐~~~

한여름밤의꿈-셰익스피어.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