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이제는 어느 정도 연식이 되어 흰머리가 많이 보이지만
와이프는 흰머리가 보이지 않았다. 5살 터울인데 여자들은
남자들과는 뭔가 다른가 보다 했다.

지난 일요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탑승하고 앞뒤로 서있는데
와이프의 뒷머리에서 몇가닥의 흰머리가 보였다.
앞쪽이 아니니 아직 인지하지 못해 처리할 여건이 안됐을텐데
한편으로 내 마음이 짠해진다.

내 머리를 보고 툭하면 염색하라고 잔소리를 하는데
뭔 염색을 하냐고 툴툴대는게 요즘 일상이다.
같이 살아온 세월이 20년 가까이 되가는데 
와이프의 흰머리는 세월의 무게와는 다른 묵직함이 느껴진다.

정기 건강검진이라고 이른 저녁식사, 그리고 아침을 굶고
병원에 가더니 위 내시경 결과 별 문제 없다는 와이프의 카톡이 왔다.
일요일에 보았던 와이프의 흰머리가 다시 생각났다.

Ta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