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에게서  퇴근할 때 집에 들르라는 연락이 왔다.
반찬 만들어 놓은 거 집으로 가져가라는 전화였다.
오랜만에 누님을 집을 찾았는데 이집은 내가 결혼생활을
시작하기도 했던 다가구 주택이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누님이라 길고양이 몇마리가
아예 현관 앞 마당에 진을 치고 사는데 오늘 따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저기 살펴보니 사진처럼
화분에 떡 하니 두마리의 고양이가 잠을 청하고 있었다.

'야옹야옹' 하면서 아는 척을 하려고 하는 나를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잠시 후 누님이 오시고 나니 이넘들이 누님에게는 애교를 부린다.
역시 밥 챙겨주는 사람을 잘 알아보는 영리한 고양이들이었다.
누님이 중성화 수술까지 해줬다고 하니 누님의 고양이 사랑은
자식 사랑에 버금가게 느껴진다.

좋은 집사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그 고양이들을 보면
인간만이 이 지구의 주인이 아니라 고양이들 역시 인간과
함께 이 별에서 생활하는 구성원이다.

Ta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