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다자이 오사무',

그의 삶은 음울 그 자체이다. 여러 번의 자살시도, 끝내 39살,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소설가다.

그의 인생을 반영한 소설로 알려진 '인간 실격'

비오던 어느 날이었던가, 오디오 북으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접했다.

마치 늪에 빠져드는 것처럼 우울했다. 책으로 읽고 싶지 않을만큼.

그런데도 끌린다. 왜 그토록 한 남자가 죽기 위해 발악하는 건지 더 자세한 무언가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내 어딘가에 강하게 샘솟았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한 남자가 지닌 인간에 대한 공포심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해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는 늘 인간에 대한 공포로 떨면서도 그 인간을 멀리 하지는 못했다. 

그에게 삶은 우울와 불안이 가득 담긴 상자처럼 보였다. 

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깊은 어둠에 갇혀 겨우 어릿광대짓으로 인간과 이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주인공,

그는 행복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가 불행을 이해했다고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 항상 지옥에 빠진 심정이라고, 굳게 믿으며 살아내는 듯 했다.

그는 인간에 대한 공포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수단으로 술, 담배, 매춘부, 모르핀 중독까지 끝없이 자신의 날개를 꺾는 걸 멈추지 않았다.

끝없이 부끄러움이 덧칠되고 끝내는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그는 광인, 아니 폐인이 됨으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본다. 그는 인간, 실격을 스스로에게 내리며 그제서야  완전히 인간에서 벗어났다.

인간, 실격

폐인이 되고서야 인간에 대한 공포와 불안에서 벗어났다는 것인가. 

소설 처음 부분이 이래서 강렬할 수 밖에 없구나.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이 말이 인간, 실격으로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에서 벗어났습니다'로 끝을 맺는다.

참 음울하다는 표현이 맞는걸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작가의 영향탓일까, 왜 이다지도 습하고 어두울까.

송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