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기일에 시골 동생과 큰 매형이 올라 와서 팬데믹으로 혼자 치룰뻔한 제사가 외롭지 않게 되었네요.

오래 전 제가 시골에 심었던 매화나무에서 딴 매실을 50kg은 족히 되도록 가져 오셨습니다.

재사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매실 꼭지를 다 제거하고 잘 골라 찬물에 씻어서 물이 빠지도록 해 매실 청을 담을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재사는 자정에 모신다고 하나 그렇게 까지 할 필요 있겠나 싶어 초저녁에 모시고 있습니다.

준비된 재수 음식으로 잿상을 준비하고 조촐하지만 정성스럽게 모셨습니다.

음복을 하고난 큰 매형의 오래된 장인 장모 얘기는 형제자매들과는 다른 시각의 모습이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자식에게 엄했던 반면 사위에게는 따뜻 했던 아버지와

한 없이 자상하고 따뜻하기만 하셨던 어머니 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와 있었습니다.

얘기와 음복은 자정을 넘겼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난 동생과 매형이 하행길을 서두르네요.

이왕지사 내려갈 길 빨리 가야 남은 사람이 편하다며

아침식사 후 곧바로 차에 오르고마네요.

반갑고 고마운 큰매형과 동생이 떠나가는 차량 뒷 꽁무니를 한참 지켜 보다 들어왔습니다.

큰형님이 중병에 누우니 이제 동생 하나 남게 되는가 하고 비어가는 가슴 한 자리가 허전합니다.

바라보기(qkfkqh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