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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유혹하던 가을 하늘 훌쩍 야윈

그리움 안고 답하지 않음을 핑계로

출렁이는 연못 물결을 후광 삼는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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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발길 한발 두발 세며 허우적거리는

동면의 늪엔 낮은 포복으로 사각거리는

낙엽들의 아우성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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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가에 홀로 서 사색을 즐기는 노송과

견주는 잔잔한 고독의 여진에 취해 예견되는

사는 날까지의 그렇게 힘겨운 삶에 지친 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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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뉘어 볼까 하니 매서운 산바람 꾸짖어 오고

땡그랑땡그랑 산사의 그윽한 풍경 소리에

속절없는 적막한 그리움만 녹아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