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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송상 전라도방에서 일하던 한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가족의 권유로 유상에 몸담게 되었고, 아주 우연히 그 사람이 뇌총부대원 선택일을 하다가 우의 이력서를 보고는 상관에게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고, 그것이 도방에게 보고가 된 것이었다.

유상으로서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가 온 것이었다.

조선과 한국에서 구한 여인들의 용모파기를 본 유상 도방 정영주(鄭英宙)는 크게 실망하였다.

나름대로 미모가 뛰어난 여인들이긴 하였지만, 눈을 확 끄는 여인은 한 명도 없었다.

적어도 그런 여인이 한 명은 필요하였다.

얼굴을 찡그리며 그것을 가져온 사람에게 물었다.

“ 이 외에는 없는가? ”

“ 송구스럽습니다. 도방어른! ”

“ 기방이나 홍등가도 뒤져 보았는가? ”

“ 네! 도방어른. 이 이상의 인물을 고르기가 힘듭니다요. 도방어른께서도 아시다시피 각 상단들마다 그것 때문에 난리입니다. ”

“ 큰일이군. ”

그의 말에 주저하던 그 사람이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었다.

“ 저기 … . ”

“ ? ”

“ 꼭 뛰어난 미모가 필요하시다면, … . ”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알게 된 정영주가 화난 표정으로 말하였다.

“ 말도 안되는 소리! 이미 그 이야기는 안된다고 했지 않느냐? 자네도 참 질기군. ”

그러자, 그 사람은 작정을 하였는지 말을 이었다.

“ 여러 행수들이 이런 저런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은 왜 미인이 필요한지를 모르고 있습니다만,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 질 수도 있습니다. ”

“ 음～ ”

“ 도방어른! 도방어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옵니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하는 것이 나중에 인철도련님께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잠시동안 생각하던 정영주가 한숨을 쉬며 말하였다.

“ 휴～. 차라리 빨리 시집을 보내버릴 것을. ”

“ 아가씨에게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자의 전력을 보아하니 상당한 지위를 가질 것 같더군요. ”

정영주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하며 말하였다.

“ 그게 위로가 되는 말인가? 그자의 지위가 올라갈수록 그 아이의 처지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네. ”

순간, 그 사람은 크게 당황하여 머리를 숙이며 말하였다.

“ 죄송합니다. 도방어른! 소인이 생각을 잘못했습니다. ”

정영주는 그만두라는 손짓을 하였고, 그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몇일 후, 다시 구한 여인들의 용모파기가 올라왔지만, 전보다 오히려 더 못하였다.

여인들을 보내야 할 날짜가 다가올수록 정영주는 초조해 하였다.

그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워낙 군사들에 대한 대우가 좋았으므로 더 이상 조선병사들에게 그런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딸을 가진 사람들의 첫 번째 신랑후보감이 군인일 정도였다.

그 다음 날, 이번에는 행수들 대부분이 몰려와 정영주에게 압박을 가하였다.

결국 정영주는 손을 들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거부할 경우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된 것이었다.

행수들로서는 모든 것이 걸려 있는 문제였다.

그는 별채에 기거하고 있는 송혜진을 찾아갔다.

그녀는 자신의 수양딸이었다.

원래 그녀의 집안은 조선의 권문세가였다.

그러나, 왕의 외척에 의해 역적의 집안으로 몰렸고, 그녀의 아버지만 운좋게 도망을 하였고, 친분이 있는 정영주가 숨겨 주었다.

정영주는 그를 자신이 아는 집안의 여인과 혼례를 시켜 주었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송혜진과 송인철이었다.

오누이를 낳은 두 사람은 갑자기 닥친 돌림병에 걸려 모두 목숨을 잃었고, 결국 정영주가 그 두 아이를 거두었다.

송인철은 자신의 가문을 일으키기 위하여 묘향산의 한 절에서 학문을 닦고 무술을 익히고 있었다.

송혜진도 그런 동생을 도와주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