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오드아이

마주보면
꽃인줄 나는 환하고
꽃은 나인양 부끄러워요
그때마다 거울을 오독했어요

지나치는 그 착각 속 잠시
들었다 놓은  말랑말랑 질긴 균형
끝과 끝 사이
눈썹 같은 시작과 시작을
밟고 그대와  서있었어요

부재란 부피를 녹여 무게를 줄이는 일
통증으로 기억되지 않는 상처는
가벼워도 지워지지 않는 이력

생이 다만 껍질과 껍질로 이어져
가슴에 안는다는건
여전히 따뜻한 살의 상봉
꿈이어도 생시보다 선연한
길이니

수신 없는 소식
지상 닿는 곳마다에서
향내나는 발끝으로 일어서는
그대

붉거나 푸른 방향 말고
젖거나 마른 거리 말고
곧거나 굽은

흔들때마다 표정만 쏟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