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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편안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 그렇게 편하지는 않겠지만, 쉬도록 하시오. 배가 고프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소이다. ”

그녀는 잠시 뭔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그만두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얼마있지 않아 잠이 들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 이런 처지에서 저렇게 잠을 잘 수 있다니 생각보다 담이 큰 여인이군. ’

자신이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우는 자고 있는 그녀를 힐끗 보고는 생각하였다.

‘ 다행이군. 저 정도로 담이 큰 여인이라면 어떤 곳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리고는 눈을 감고 익히고 있던 호흡법을 실시하였다.

호흡법을 수련할수록 무술 수련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 최선을 다하여 매일 익히고 있었다.

육체적으로 피곤한 날이라도 호흡법을 수련하고 나면 개운하였다.

호흡법을 세 시진 이상 수련한 우는 자신의 몸을 나무에 묶은 다음에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여인보다 먼저 일어난 우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밝지 않았지만, 우에게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상당히 피곤하였는지 여인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우는 여인을 보면서 생각하였다.

‘ 어떻게 한다? 가까운 마을에 데려다 주면 될려나? 아니야. 근처의 마을은 전부 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가까운 마을이라고 할지라도 상당히 먼 거리에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다. ’

이런 저런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 쉽게 생각하자. 뭐 어차피 그렇고 그런 삶을 살았던 여인일터이니, 데리고 가도 무방할 것이다. ’

자신이 처음 봤을 때의 모습을 생각한 우는 그녀를 홍등가의 창기는 아니더라도 세상일을 많이 겪은 여인이라고 생각하였다.

날이 밝고 여인이 깨어나자, 우가 여인에게 말하였다.

“ 배가 고프겠지만 조금만 참으시오. 조금 더 내려가면 바닥에 닿을 것이고, 사냥을 해서라도 뭘 먹을 수 있게 해 주겠소. ”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뭔가 생각을 하는지 얼굴을 찡그리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이야기 하려던 우는 그녀의 복잡한 표정을 보고 그만 두었다.

‘ 그냥 두는 것이 좋겠군. ’

그렇다고 그곳에 계속 있을 수는 없었으므로 잠시동안 여기 저기를 살핀 다음에 여인에게 다가가며 말하였다.

“ 이제 내려가죠. ”

그의 말에 얼굴을 돌려 우를 보던 여인이 다시 뭔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난감한 상황지만, 시간을 허비할만큼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 싫으면 혼자 가겠소. ”

그리고는 내려갈 준비를 하였다.

“ 잠깐만요. ”

우가 고개를 돌리자, 여인이 말하였다.

“ 미안하지만, 제가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줄 수 있나요? ”

우가 고개를 저었다.

“ 그럼 절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

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였다.

“ 모르겠소. ”

무책임한 답이었지만, 여인으로서는 뭐라고 반박하기가 어려웠다.

입술을 꽉 깨문 여인은 아주 짧은 시간동안 뭔가를 생각하다가 고개를 들어 오른 손으로 건너편에 있는 산을 가리키며 우에게 말하였다.

“ 저기 저 산에 데려다 줄 수는 있죠? ”

그녀의 말에 우는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그녀가 가리키는 산은 아주 험한 곳으로 사람이 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특히, 여인이 혼자서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당연하게도 그의 얼굴에는 왜라는 표정이 나타나 있었다.

그 표정을 보고 여인이 말하였다.

“ 저곳에만 데려다 주세요. 나머진 하늘에 맡기죠. ”

‘ 저곳에 뭔가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면야 저곳에 데려다 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인데? ’

궁금증이 생겼지만, 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로서도 그녀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았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