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왕

                             - 소포클레스

사람의 아들이여,

너희들은 하루살이 목숨

그는 누군가, 저 행운도 이름뿐

삽시간에 망해 없어지는 행운

그런 행운보다 나은 것을 얻은 자는 누구냐?

좋은 가르침이다, 그대 운명은.

그대의 그것은 오오, 불행한 오이디푸스님이여

내 이것을 보고

이 세상일 무엇을 행운이라 하랴?

저 님은 비길 데 없는 솜씨로 과녁을 맞추어

모든 것에서 영화의 부와 힘을 얻고

제우스 신이여, 저 굽은 손톱의

요사스런 가희를 넘어뜨리고

나라 위하여

재난을 막는 수루가 되셨다.

그로부터 당신은 우리 왕이라 불리어

가장 높은 사람으로 우러러 보여

테바이를 다스렸다.

그러나 이제 이에서 더 슬픈 이야기가 있을까?

누가 이처럼 격심한 재앙과 고뇌 가운데서

삶의 무상에서 다시 만날 자 있을까?

오오, 이름 높은 오이디푸스님이여

같은 하나의 휴식의 집은

아들로서 또 아버지로서의

당신에 만족하여 혼인의 침실이 되었다.

당신 아버지가 씨뿌린 밭에 어떻게

그토록 오래 말 없이 그런 잘못을

견딜 수 있었든가?

모든 것을 뚫어 보는 세월은

깨닫지 못한 당신의 죄를 들추어

오랫 동안 이미 아버지이자 아들인

잘못된 혼인을 심판한다.

오오, 라이오스의 아들이여

차라리 당신을 안 보았던 것이 좋았을 것을!

나에겐 죽은 자를 조상하는 슬품이 있다.

과연 당신으로 되살아 나고

이제는 당신으로 하여 어둠은 다시 내를 덮었다.

조국 테바이 사람들이여, 명심하고 보라.

이 이가 오이디푸스이시다.

그이야말로 저 이름 높은,

죽음의 수수께끼를 풀고,

권세 이를 데 없는 사람.

온 장안의 누구나 그 행운을 부러워했지만

아아, 이제는 그토록

격렬한 풍파에 묻히고 마셨다.

그러니 사람으로 태어난 몸은 조심스럽게

마지막 날 보기를 기다려라

아무 괴로움도 당하지 않고

삶의 저편에 이르기 전에는

이 세상 누구도 행복하다고 부르지는 마라.

소포클레스 : 아이스큘로스, 에우리피레스와 함께 그리스 3대 비극시인의 하나다. 아티카에서 태어나 극작을 시작해 디오니소스 축제의 비극 경기에서 아이스큘로스를 이기고 이후 24회를 우승하여 그 역량을 발휘했다. 비극시인이면서 정치에도 참여했으며 다방면의 활동을 보인 그는 123편의 작품을 썼다 하나 90여편의 제목이 전하고 「오이디푸스 왕」 등 7편의 작품이 현재까지 전한다. 그리스 비극의 기교적 완성을 본 시인으로 꼽힌다.

「오이디푸스 왕」은 소포클레스의 걸작 중 하나로 가장 알려진 작품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그 어머니와 결혼하게 된다는 신탁으로 버려진 오이디푸스가 성장하여 테바이로 돌아와 신탁대로 되어 왕이 되었으나 결국 그것을 알게 되어 어머니이자 아내인 왕비를 죽이고 자신의 눈을 찔러 장님이 되어 방랑의 길을 나선다는 비극적 이야기다. 이야기의 배치와 구성에 있어 치밀한 계산으로 큰 효과를 본 기교가 뛰어 난 작품이다. 여기 소개된 부분은 극중의 코러스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전자는 오이디푸스 왕 자신의 신분과 죄를 모두 알고 고통에 가득차 절규하며 퇴장한 직후 불리워진 노래이며 후자는 오이디푸스 왕이 눈이 멀어테바이 왕 크레온에게 자신의 추방을 부탁하는 것으로 극이 모두 끝난 후 불리워진 노래다. 이 두 편의 코러스를 통해 「오이디푸스 왕」의 전모를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