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하르가치가 듣고 있으니 그것은 이전에 불러준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미 가르쳐 준 것을 다시 설명해 주는 이유를 몰랐지만, 일단 그것을 받아들여 외웠다.

“ 왜 자세한 설명을 해 주는가?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너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가르쳐 준 것은 무공이라는 것이다. 무공의 경우에는 오역을 하는 경우에 주화입마에 빠져들게 된다. 그래서 내가 자세한 설명을 해 준 것이다. 지금 당장 이해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르쳐 준 것을 매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알겠느냐? ”

“ 네 ”

“ 자, 그럼 정확하게 외우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꾸나. 외우고 있는 것을 말해 보거라. ”

하르가치는 노인의 말에 따라 외우고 있는 것을 전부 말하였다.

그의 말이 끝나자, 노인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였다.

“ 그래 잘 외우고 있구나. 자, 그럼 이번에는 방금전에 한 것과 같은 기의 운용을 해 보거라. 이번에는 너 혼자서 해야 한다. 하는 중간에 다른 생각을 하거나 멈추게 되면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이다. ”

“ 알겠습니다. ”

하르가치는 노인에게 배운 것을 그대로 따라 하였다.

단전에서 생성된 뭔가는 이전과 달리 아주 미약하여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는 그것을 이전과 같이 운용을 하였다.

약 반시진이 지나자, 하르가치는 눈을 떴다.

노인은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만약을 위해서 한 번만 더 해보자꾸나. 이번에는 내가 조금 도와주도록 하마. ”

노인은 그의 뒤에 장을 대고 약간의 기를 보내주었다.

하르가치는 자신의 기와 그것을 합하여 다시 한 번 운용하였다.

세 번째 하는 것이라 그런지 이전보다 더욱 쉽게 할 수가 있었다.

약간의 기를 넘겨 준 노인의 손은 금방 그의 몸에서 사라졌지만, 하르가치는 별 생각없이 기를 운용하는 것에 열중하였다.

다시 반 시진 정도가 지나서 하르가치는 눈을 떴고,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방금전만 하더라도 보이던 공터와 움막은 사라지고, 자신은 보기에도 위태로와 보이는 절벽위의 한 바위에 웃옷을 벗고 앉아 있었다.

마치 뭔가 홀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노인에게서 배운 것은 그대로 머릿속에 간직되어 있었으므로 꿈은 아니었다.

바위 옆에는 자신이 벗어 놓은 옷이 그대로 있었다.

순간 밑에서 불어온 바람이 그의 정신을 일깨웠다.

“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

그로서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바위에서 일어나 내려온 그는 웃옷을 입으면서 생각하였다.

‘ 이것은 옛날 사람들에게서 들은 것과 유사한 것이 아닌가? 내가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말인가? ’

어떻게 보면 기분좋은 일이었지만, 노인의 경고가 그런 기분을 제어하도록 만들었다.

자신에게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 아니었다.

‘ 좋게 생각하자. 일단,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을 얻었지 않느냐. ’

하르가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로 작정하였다.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일단 그렇게 홀가분하게 생각하기로 하자, 기분이 조금 상쾌해졌다.

높은 산이라 그런지 뭔가 기분좋은 아니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엄마품에 안긴 것처럼 느껴졌다.

눈을 감고 그것을 음미하던 그의 머릿속에 뭔가 강력한 것이 내리쳤다.

“ 네 부친이 지하에서 통곡하고 있음을 아느냐? ”

노인의 그 목소리가 그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였다.

‘ 부친이 통곡하고 있다고? 왜? ’

그동안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문제가 그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 그 분의 나라를 침범해서? ’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그것이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이유가 되지 않았다.

이번 전쟁은 조선이 자초한 일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선의 지도층이 청을 자극하여 벌어진 일이었다.

물론 조선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조선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었다.

어떤 나라도 자국을 적대시하면서 얕잡아보는 나라를 좋아할 리가 없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