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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소닌이 그를 불렀다.

들어가 인사를 하자, 소닌은 자리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 네가 할 일이 생겼다. ”

“ 무슨 일이십니까? ”

“ 양주를 공격하는 일에 나서야 할 것 같구나. ”

“ 갑자기 왜? ”

“ 양주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 반청세력이 늘어나 그곳에 집결하여 세력을 키우고 있다고 하는구나. ”

하르가치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하였다.

“ 좋지 않군요. 그렇지 않아도 호전적인 도르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지 않습니까? ”

소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 나도 그것이 걱정된다. 그는 이번 일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본보기로 강력하게 진압할 것이다. 그래서 널 보내려고 하는 것이다. ”

“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

“ 시간이 길어질수록 문제가 커질 것이다. 네가 선봉장을 맡아 일이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거라. 내가 이미 손을 써 두었다. ”

“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조심하거라. ”

하르가치는 미소를 지으며 걱정하지 말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르가치는 다음 날, 부하들을 이끌고 공격진영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공격진영의 본대는 양주성 밖에 진영을 갖추고 있었다.

그가 도착하여 수장에게 인사를 하자, 수장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끝이었다.

선봉장이 되었다면, 뭔가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었다.

하르가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밖으로 나온 그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전서구(傳書鳩)를 소닌대장군에게 보냈다.

도착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서찰에 암호를 남겼으므로 남들의 의심을 받지는 않았다.

그와 부하들이 막 자리를 잡은 시점에 본대에서 작전회의가 있다는 연락병이 왔다.

그는 부하들에게 휴식을 취하라고 명령을 하고는 본대에 들어가 회의에 참가하였다.

수장은 각 장수들에게 보직을 이야기해 주었다.

하르가치의 생각처럼 그는 선봉장이 아니었고, 예비부대를 맡게 되었다.

아마도 혼성부대에 대한 선입감으로 그에게 중책을 맡기기 힘들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수장은 부하장수들을 둘러보며 말하였다.

“ 당분간 우리는 공격하지 않고 적의 동태를 주시한다. ”

그의 말에 장수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진압을 하기 위해서는 외부와 통하는 길을 막아 왕래를 막은 후에 단기간에 공격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부하장수들의 표정을 본 수장은 이미 그런 표정을 예상한 것처럼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표정을 하며 말하였다.

“ 이번 기회에 반청세력 전체를 토벌할 생각이다. 따라서, 각 지역에 있는 반청세력들이 양주에 들어올 수 있도록 당분간 그들의 동태만 살피는 것이다. ”

그러자, 부하장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표정을 하였다.

“ 그들이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양주로 들어가는 큰 길이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은 우리가 막을 것이다. ”

수장은 마지막 말을 하면서 의미있는 미소를 지었다.

수장의 말이 끝나자, 한 장수가 말하였다.

“ 그들의 수가 많아지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

“ 그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증원부대가 도처에 준비되어 있다. 우리만으로 곤란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증원부대가 즉각 투입될 것이다. ”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 그러나, 이 사실을 부하들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증원부대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투입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증원부대가 투입되게 되면, 우리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

그의 주의에 모두를 긴장하는 표정을 지었다.

수장이 말한 의미는 증원부대가 투입될 경우는 기존 부대가 패전하여 더 이상 진압할 수 없을 경우라는 이야기로 기존 부대의 장수들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도 되었기 때문이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