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를 통해 침묵을 배우고, 불친절한 이로부터 친절을 배운다.

나는 수다쟁이로부터 침묵을,

편협한 이로부터 관용을,

불친절한 이로부터 친절을 배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스승들에게 고맙지 않다.

-칼릴 지브란-

둘 이상이나 다수가 모이면 수다가 이어진다. 그 수다 속에서 한 명이 화장실 가는 것을 참는다. 왜 그럴까.

좀전까지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상대로 열심히 이야기했다. 모두가 하나되듯.

그들은 은연중에 이 환경에 적응했다. 다들 한 마디씩 보태면서 호응하고 맞장구 쳤다. 그런데 자리를 비우면 자신이 타깃이 될 수도 있다 생각해서이다.

혼자 있을 때와 여럿이 있을 때 나는 소리가 다르다.

소리만 다른 것이 아니다. 험담이 즐거운 놀이처럼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드는 생각은 나 없는 자리에서 내 흉을 볼 수도 있구나 생각할 것이다.

말이 많으면 어떤 식으로든 탈이 난다. 할 말만 하고 사는 건 좀 지루하고 따분할 수도 있지만 수다쟁이를 보면 다들 비슷한 마음이다.

'아, 정말 말 많다. 이러니까 다들 싫어하지. 난 저러지 말아야겠다. 참 피곤한 스타일이다.'

수다쟁이를 통해 침묵을 배운다. 내보내는 말보다 삼키는 침묵을 받아들인다. 우리에게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판단력이 있어서다.

수다쟁이를 닮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온 수다와 다른 행동을 하고 싶은 것이다. 수다쟁이가 침묵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한다.

타인이 나의 거울이 된다. 아주 가까이 있는 환경 안에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우리는 자각한다. 좋고 나쁨을 선별해 낼 수 있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더 좋은 선택을 한다.

불친절한 사람을 보면 불쾌하다. 나는 친절한 사람이어야겠다. 타인에게 너그럽고 친절한 사람으로 살아야 할 명백한 이유를 직접 눈으로 보고 깨닫고 배운다.

고집 세고 자기 밖에 모르고, 자기 생각만 옳다고 남을 무시하는 사람을 보면서 답답한 체기를 느낀다.

저런 사람과 1분도 못살겠다 생각한다. 나는 베풀고 살아야겠다.

꼭 영웅이나 성인 군자만이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로 인해 내가 깨닫고 배운다.

오히려 친절한 사람으로부터 친절을 배우는 것보다 불친절한 사람으로부터 친절을 깨닫는게 더 강한 자극이 된다.

매사 부정적인 사람이 어떤지를 가까이에서 보게 되면 내가 부정적인 행동을 할 때 저와 같은 모습일까봐 뜨금해진다.

그리고 맘 속에서 부정의 씨앗을 제거하고 긍정적이고 싶어 애쓰게 된다.

거짓말로 신용을 잃는 사람을 보며 거짓말해서는 안되겠구나, 자신을 다지게 된다.

타인은 어쩌면 다 스승일 것이다. 다른 사람을 통해 터득한다.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나로 하여금 좋은 행동을 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