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은 몇 번이나 있었을 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전쟁의 경험은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한반도에서 완전히 멸망해서 다른 나라에 흡수되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때문이기도 하다.

중국이든, 일본이든, 러시아든, 미국이든 다른 나라에 흡수되었다면,

그 숱한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숱한 전쟁 속에서도 흡수되지 않은 것이 전쟁을 많이 겪어야했던 이유일 것이다.

임진강은 어쩌면 전쟁을 억제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70년간 전쟁이 멈춘 비무장지대는 그 어떤 자본도 침투하지 못한 청정지역으로 유지되고 있다. 

대한해협 너머 일본은 한반도라는 땅을 다시 대한민국에게 내어주고 물러갔다.

그리고 75년이 흘렀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다.

평화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땅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인공위성이 한반도의 밤을 찍어 보여준다.

이 땅에서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 땅에서 대자연의 회복력을 믿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는데, 대구로 달려오는 수백명의 의사들이 있다.

코로나19사태때문에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하며 자살하는 이도 있다.

힘겹게 근무하다가 지쳐 아내의 품에서 생을 마감한 이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정부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다.

양당정치와 긴 독재를 경험해 왔다.

숱한 전쟁에서 정부군이 아니라 의병이 나라를 구해왔다.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가장 발빠르게 대처하는 능력은 국가가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가장 빠르게 세계정세에 대처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세계가 간절히 원하는 것들을 가장 먼저 생각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국가는 씨앗을 개발하는 회사를 팔아먹어도

토종씨앗을 유지하기 위해 깊은 산속에 들어가 몬산토같은 다국적기업의 유전조작을 피해 농사를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자본의 압박을 피해 공동체를 만들어 자체적인 무정부상태의 삶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도 믿지 않으며, 어떤 변화에도 대처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광고와 가짜 뉴스와 비난들을 간파하며 힘내라고 격려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한반도 땅에서 평화가 끝도 없이 토론되고 있다.

하늘길에서, 철로 위에서, 사통팔달 뚫린 도로 위에서 한반도의 역사적 경험이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통계가 전세계에 전파되어지고 있다.

우리는 항상 이겨내었고, 앞으로도 이겨낼 것이다.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