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정찰을 시작한 후, 강화된 육체를 가지게 되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건우는 자원하여 제일 앞에 전초병으로 나섰다.

뒤에서 따라오는 것보다는 앞서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 자신의 상태로는 적의 총알을 맞아도 죽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반면에 적을 발견하면 먼저 사살할 수 있었다.

그렇게 2조는 한참 동안 동쪽으로 갔지만, 가끔 보이는 괴물을 제외하고는 빈 건물만 보일 뿐이었다.

생존자는커녕 괴물도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상황을 지켜본 조장이 말했다.

“ 요즘에는 괴물들도 잘 보이지 않는군. ”

“ 그러게 말입니다. 하긴 어떻게 생각하면 좋은 현상인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안 좋은 현상이기도 하죠. ”

조장과 부조장이 그렇게 이야기를 나눴고, 다른 사람들도 그에 동의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좋은 점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고, 안 좋은 점은 코인을 벌 수 없다는 점이었다.

검은 큐브를 사용하고 있었으므로 괴물이 너무 보이지 않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었다.

상황이 안 좋으면 앞으로 원정이라도 해야 할 상태였다.

적 매복을 고려해서 움직이는 것이라 종일 움직여도 그렇게 멀리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도 직선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면서 가는 것이라 더욱 느렸다.

그래도 안전이 제일 우선이었다.

그러던 중, 전초병으로 제일 앞서 나가던 건우는 아주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를 들었다.

제법 먼 곳에서 교전이 벌어진 것 같았다.

건우는 다른 전초병에게 손짓한 후,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자신이 먼저 그곳으로 달려갔다.

한참을 달려가, 총소리가 가까운 곳에서 들리자, 높은 건물로 올라가 상황을 살폈는데, 지구 생존자로 보이는 일단의 무리와 괴물들이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대충 양측 모두 백여 명 정도인 것으로 보였다.

제법 많은 숫자였다.

그래서인지 교전 지역이 제법 넓었다.

건우는 뒤에서 달려오는 본대에 거울로 신호를 보낸 다음, 망원경을 꺼내 상황을 자세히 살폈다.

양측 모두 보유하고 있는 무기는 가벼운 것들이었다.

중화기나 곡사화기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화력이 좋은 것은 아니었고, 교전 상황도 지지부진했다.

건우는 지구 생존자들을 더 자세히 살폈는데, 일부는 군복을 입고 있었다.

‘ 군인들이 일부 합류했나? ’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부대 마크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것도 휘갑치기를 한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든 것처럼 다소 조잡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상황을 보니, 일부 군인들이 전체를 지휘하는 것 같았다.

군인으로 보이는 자가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토대로 유추한 것이었다.

전황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않았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