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청년이 저녁에 고갯길을 넘어가려는데 장정 모습을 한 도깨비가 나타나 씨름을 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청년은 같이 씨름을 하였지만 도무지 이길 수가 없었다.

이에 청년은 꾀를 내어 "어, 날이 새는구나!"라고 말했고, 도깨비가 이에 움찔하자 얼른 쓰러트렸다. 청년은 도깨비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근처에 있는 나무에 줄로 꽁꽁 묶었고, 얼른 고갯길을 지나갔다.

다음 날 해가 뜨자 청년은 궁금하여 도깨비를 만났던 나무 밑으로 갔다. 그러나 나무에는 피 묻은 빗자루만이 묶여 있을 뿐이었다.

도깨비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전래 설화입니다. 여기에 도깨비는 오른 쪽 다리가 약해 씨름을 걸어오면 무조건 오른 쪽 다리를 걸어 자빠지도록 해야 된다는 얘기도 전해옵니다.

저희 어렸을 적에는 수숫대로 엮어 만든 빗자루를 썼어요. 근데 그 수숫대가 붉게 변한 부분이 있곤 했어요. 그럴 때마다 도깨비 아닌가? 하면서 밤에는 그 빗자루 근처에도 안 갔었어요. ㅎㅎㅎ

광릉 국립수목원 산책로를 걷다보면 '도깨비 숲'이라는 문패가 달린 나무집이 나온답니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옛날 우리의 도깨비 특징을 잘 살린 것처럼 보이죠.

보편적으로 도깨비는 어슴프레한 환상 속에서 나타나는 덩치가 큰 남성(인간)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요괴나 악마인 디몬Demon이 아니라 일종의 트롤과 비슷한 고블린goblin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인간도 신도 아니면서 각양각색인 어떤 중간적인 잡귀 또는잡신들이 인간보다 우월한 초능력과 기술력으로 유쾌한 장난을 치고, 인간들에게 공평한 내기를 걸어온다는 점이 도깨비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도깨비는 큰 덩치를 지닌 인간과 유사한 외모이며 살인과 피는 오히려 싫어하고, 생산자이자 장난꾼으로서의 특색을 갖추고 있어 실제로는 고블린과도 구분되는 우리 특유의 해학적 장난꾼이라고 볼 수 있죠.

위로 올려 보세요. 위로~위로~위로~~~ 뭐가 있나요? 장난끼 가득한 도깨비가 그곳에 살고 있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