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

용이 절벽에서 뛰어내린 것은 다른 사람들이 볼 수가 없었지만, 용의 눈에 보이는, 절벽 중간부분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림자가 있다는 것은 그곳에 움푹 패여있다는 것을 의미하였고, 운 좋게도 그 부분의 위에 나무가 있어서 절벽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다.

비록 짧은 시간내에 발견한 곳이었지만, 당시에는 아주 급박하였으므로 주저없이 뛰어내린 것이었다.

두사람의 모습만 숨길 수만 있다면, 잠시 몸을 숨기고 있다가 밤이 되면 정파인들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사라질 수 있다고 판단되었으므로 이것 저것 따질 것도 없었다.

절벽에서 뛰어내려 그곳에 가보니,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조그마한 동굴이 나 있었다.

몸만 숨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용에게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 된 셈이었다.

데리고 있던 위지진천을 땅에 눕힌 다음에 살펴보니, 빨리 운기조식으로 내상을 치료했어야 했었는데 정파인들의 등장으로 인하여 시기를 놓쳐 상당히 악화된 상태였다.

그나마 정신을 아직 차리고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 어서 내상을 치료하십시오. 일단, 여기는 안전한 것 같습니다. 제가 옆에서 봐 드리겠습니다. ”

미안한 표정을 하면서 위지진천이 말하였다.

“ 그럼 신세를 지겠네. ”

“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

위지진천은 용의 도움을 받아 운기조식을 하였으며, 혹시나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잠시동안 운기조식하는 것을 살펴보던 용도 그 옆에서 잠시동안 운기조식을 하여 피로감을 풀 수 있었다.

눈을 뜬 용은 우선 가지고 있던 육포로 허기를 면하였다.

용이 보기에 위지진천의 내상이 치료되려면, 상당기간 동안 운기조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마이와 소소가 걱정을 하겠지만, 마이는 분명히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 것이므로 그들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마이가 소소를 잘 보호하고 있으리라고 생각을 하였다.

사흘이 지나자, 어느 정도 내상을 치료한 위지진천이 눈을 떴고, 용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 휴∼, 나 때문에 자네가 고생을 많이 하였군. 이제 어느 정도 내상이 치료된 것 같으니 이제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어서 자네 집으로 돌아가게. "

그러자, 용은 걱정하지 말라는 투로, 웃으면서 이야기 하였다.

" 하하, 제 염려는 하지 마시고, 어서 내상치료에 진력하십시오. 제가 살펴보니 화살에 상당히 큰 타격을 받으신 것 같은데, 제대로 치료(治療)를 하지 못하면 큰 문제가 생길 것 같더군요. 제가 도와 드릴 테니 제 염려는 하지 마시고 운기조식이나 하세요. 굳이 일찍 돌아갈 필요도 없으니까요. 마숙도 제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아실 것이니 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

“ 그래도, … ”

“ 어서요. ”

위지진천은 그런 용이 너무 고마웠다.

사실, 용이 없으면 그는 상당히 곤란할 상황이었다.

내상치료에만 전념할 상황이라, 중간 중간에 깨어났을 때, 옆에서 돌보는 사람이 없다면 결국 내상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었다.

만약 내상이 심화되는 경우가 된다면,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었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강호인으로서의 삶을 살 수가 없을 것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잘 아는 그로서는 용이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용에게 고맙다는 눈길을 보낸 후 용이 내민 육포로 허기를 면한 다음에 다시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가능성이 아주 낮았지만, 혹시나 있을 정파 사람들의 매복을 피하기 위하여 보름 정도 조용히 있다가 용은 절벽을 오르내리며, 마실 물과 음식을 준비하였다.

가지고 있는 육포도 있었지만, 어짜피 식수는 구할 수 없었으므로 올라갔다가 간단한 사냥을 해 온 것이었다.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