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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 본 결과, 산적토벌은 마무리가 된 것처럼 보였으며, 안전하다고 판단되었기에 좀 더 나은 거처를 구하여, 한달만에 거처를 옮겼다.

거처를 옮긴 다음, 용병들과 산적들이 충돌한 부근을 수색하였는데, 여기 저기에 산적들은 물론이고 용병들의 시신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용은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생각하였다.

‘ 이상하군, 산적들이 토벌된 것이 분명한데, 왜 시신들이 수습되지 않았지? ’

용은 모르고 있었지만, 산채를 토벌한 것은 정도 문파들이었는데, 수뇌부들은 시신을 수습하도록 명령을 내렸으나. 부하들이 귀찮은 일을 대충 하다 보니 산적의 시신들은 산채와 더불어 태워 버렸고, 숲에 있던 시신들은 방치된 것이었다.

위지진천 때문에, 시간의 여유가 생긴 용은 이 번 임무를 하면서 느낀 것들을 생각해 보았고, 자신이 익히고 있는 무공들을 좀 더 심도있게 연구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았다. 이번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이 용병일에 대한 회의감이었다.

이번 일을 끝으로 더 이상 용병일은 하지 않을 생각을 하였다.

또 하나 생각한 것은 정파라는 사람들의 인면수심(人面獸心)에 대한 것이었다. 이미 정파의 후기지수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 그는 이번 일로 인하여 정파에 대해서 상당히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 과연 뭐가 정도이고, 뭐가 마도지? 지금 그들이 하는 행동은 정도를 지향(志向)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들이 마도의 사람들과 다른 것이 뭔가? 정도라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 녹림(綠林)의 무리들보다 못하지 않은가?

모든 만물이 반대 쪽이 필요하듯, 마도 사람들이 없는 정파인들은 정체성(正體性)면에서 제대로 자리매김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의 정파인들은 정도를 지향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들이 하는 일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크게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에 얽매이게 되면서 정도라는 본연의 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는 결과가 되었고, 이것이 용에게는 정파 인물들에 대해 상당히 왜곡된 인식을 주게 된 것이었다.

가끔 위지진천의 상태를 살피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무공들을 수련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자, 시간은 아주 쉽게 흘러 갔다.

4개월 정도가 지나자, 위지진천은 내상을 모두 치료할 수가 있었다. 그동안 용도 다시 한단계 성장할 수가 있었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너에게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너 아니었으면 큰일날뻔 하였다. "

“ 참내,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오히려 섭섭합니다. ”

위지진천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를 쳐다 보다가, 다소 긴장된 얼굴을 하면서 용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 정도놈들이 용병들에게 못된 짓을 하는 것 같다. 너도 주의하거라. 마대인에게도 이야기를 하고 가급적 용병일을 하지 말고 당분간 숨어 지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도 당분간 변방으로 가 있겠다. 내 말 명심(銘心)하거라. ”

고개를 끄덕이며 용이 말하였다.

“ 잘 알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용병들의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놈들이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잔인한 놈들.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이용하더니, 이제 와서 그렇게 토사구팽(兎死狗烹)하다니. ”

“ 지금 이 시대에 의(義)와 협(俠)을 지향하는 진정한 무사들이 얼마나 되겠느냐? 지금의 정도는 정도라 할 수 없지. 구파일방 중의 하나인 화산파의 장문인이 나서지 않았느냐. 휴 ∼ ”

잠시 생각을 하던 용이 위지진천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 전 이제 용병일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알아보겠습니다. ”

자유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