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일 2018-03-18

메이벅스와 함께 한 시간은 5주년을 2개월 정도 남겨두었다.

아내와 25년전 결혼할 때, 너무나 가난했기에, 언젠가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워주겠다고 약속했었다.

지난 25년간 황후는 못난 남편의 뒷바라지로 퇴행성관절염까지 얻었다.

관절염 앓는 손가락에 다이아반지를 끼워준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한 때, "아침에 눈 뜨고 싶지 않아"라고 말한 적도 있다.

결혼 후 나의 삶은 황후께서 아침에 눈 뜨고 싶지 않을 정도록 숱한 실수투성이었다.

오늘 또 무슨 짓을 할 지 몰랐기때문에 황후는 마음을 졸이며 살았다.

갑자기 손님이라고 데려오는 인원이 50명씩 되었다.

어떤 때는 100명 가까운 식구들의 밥을 만들어내었다.

아내는 돈 한 푼 가져다 주지 않고 2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온 이들을 위해 밥 해 내라는 남편을 참고 살아왔다.

25년이 흐르는 동안, 메이벅스도 끼어들었다.

메이벅스에는 시를 쓰고, 일기를 쓰고, 공지된 대부분의 미션은 다 수행했다.

황후는 이런 남편을 정말 참아내기 힘들었다.

못난, 어쩌면 아주 못된 남자 하나를 사랑한 죄 밖에 없는데,

자신의 꿈과는 전혀 반대되는 삶을 견뎌냈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식하고 용맹한 나는 황후가 뒤돌아서 눈물을 훔칠 때에도 모른 척 했다.

아니 사실 몰랐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무슨 위대한 인물이라도 되는 듯, 나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었기때문이다.

세 아이들은 잘 자라주었다.

한 번도 비싼 옷이나, 신발을 사 준 적이 없고, 학원에 한 번 보낸 적이 없다.

황후는 언제나 관문시장(대구 서부시장 옆)의 구제옷을 구해 아이들을 입혔다.

대형마트에는 자판에 나온 철 지난 옷을 고르느라 몇 시간이고 보냈다.

나도 황후를 사랑하지만, 나는 워낙 깊은 산골에서 태어나, 가난이 친구였다.

그러나 황후는 대구시민으로 태어나 손에 물 한 번 묻히지 않고 내게 시집왔다.

결혼한 바로 그날 저녁, 예복을 입은 채로, 나는 아내를 태우고,

외국인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컨테이너 숙소를 방문했었다.

지금도 가끔, "그때 내가 알아봤어야 하는데"라며 웃는 아내는 천사 열명보다 아름답다.

이제 아이들이 다 자라, 남자친구를 사귄다.

황후께서 요즘 자주, "우리도 저랬지?"라며 세 딸의 데이트를 참아낸다.

메이벅스에 차곡차곡 쌓인 내 토큰월렛은 큰 일을 해냈다.

황후에게 다이아반지(비록 1부짜리 다이아가 박힌 것이지만)를 사 줄 수 있게 했다.

그 무엇으로도 황후의 사랑을 보답할 수는 없지만,

메이벅스몰에서 제공하는 

[주얼넷] 14K 다이아몬드 1부 트리 웨딩 커플링(여) JD013R-D01-11

이 녀석을 황후의 손가락에 끼워 줄 수 있었다.

아내는 반지 끼워진 손가락을 내 밀며,

"어떡하지, 3,000원어치 닳았겠는데?"하고 웃는다.

황후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다.

사랑이란 참 바보스럽다.

이제 아이들이 품을 떠나니, 황후는 새로운 일을 처음 시작해 보려고 한다.

어릴 적 꿈이었던 아이 옷 디자이너의 꿈을 위해 오늘 학원등록했다. 

두려움 반, 흥분 반, 형언할 수 없는 마음을 황후께서 주체하지 못하신다.

지금이 가장 이른 것이겠지.

황후의 수업을 지지한다.

25년간 사랑했고, 앞으로 또 25년간 변함 없이 사랑해야할 사람!

황후는 오늘도 이 반지를 끼고 설겆이를 하며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닳으면 이걸 팔 때 돈 조금 밖에 못 받는 거 아니야?"

sdj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