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_ justy

  이른 아침 안개 흩뿌리며 트럭은 달린다

  기울어진 길을 돌아갈 때 살들은 부딪히고

  갈라진 발 철제 바닥에서 미끄러진다

  처음 맞이한 외출이다

  돌아설 수 없어 한쪽만 보고 산 시간들

  상처날까 애지중지 관리 받은 귀한 몸

  아프고 답답해도 말없이 그저 웃는 입

  만족스런 얼굴에 다 그런 줄로 속아 넘어갔다

  비슷한 또래 같이 나선 길

  두 계절 좁혀오던 공간의 유기물 지대를 벗어나 

  소나무 단풍나무 냄새와 색깔들이 낯설다

  거친 호흡들의 순간 온기와 체취가 와 닿는다

  지나치는 사물이 또렷해진다

  문은 열려있고 누가 먼저인지 걸어 들어간다

  거역이 용납되지 않는 공간속에서

  시간이 멈춘다

ju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