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까이 있다. 너무 붙어있다
불편한 시월드
동서남북 난타전에
낮인지 밤인지 천지구별없이 떠드니
숨통이 반으로 줄었다
띠띠띡 소리에 토해지는 한숨
그냥 문짝을 뜯어 놓아야 하나
딩동해도 얼어 붙는데
냉장고 문은 왜 열고 궁시렁 대실까
반찬들이 말 대꾸 했나
수저통에 짝 없는 젓가락
어딜 찌르려고 노려보는지
이게 기합인지, 검열인지
겉은 걱정으로 포장됐는데
실은 못마땅한 것이겠지
강아지 꼬리 격하게 반기는데
어찌 너는 죽 쑨 표정이냐
몰라 그러시는지
미리 기별하면 하회탈은 준비할 터인데
왜 그걸 안 하시는지 묻고 또 묻지만
내 아들 집인데
그 집에 아들만 사는지 따져 무얼 할꼬
석 달된 강아지 팔자보소
10년째 밑 빠진 독에 물 붓고 있는 이 몸 보소
산이 무너져 평지가 되었는데
어찌 저 산 내려 와 앉지를 않는지
퇴근 없는 노동자 어둠에 밀려
바람 숭숭 구멍난 무는 눕고
그림자는 서서 보초를 선다
시집은 코 닿을 거리, 친정은 천리 길
시퍼런 멍 어디다 풀어 헤칠 수 있으려나
그립다 엄마 품,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죽어 내 묘비명에 적어다오.
며느리 로그아웃
22025년 제22회 베라쟈프 국제모델위원회 경주도자기축제 박옥순 디자이너 패션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