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Today's Mission
세월아.. 어쩔테냐..

아주 어릴 적에 외할아버지 장례식을 간적이 있었다. 그때는 장례가 뭔지도 몰랐고 그저 사람들이 울었던 것만 기억난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결혼식은 뷔페먹는 날, 장례식은 육개장 먹는 날로만 생각했다. 상을 치르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떨지..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고인의 영정 앞에서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할지.. 마음에 와 닿지 않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 부모님이 한두분씩 돌아가시고 가까운 친인척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같은 장례식장을 여러 번 가게 되는 일까지 잦아지더니 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직접 상주가 되어보니 알 것 같았다.

그들의 마음이 어땠을지.. 무얼 해주면 될지.. 그리고 시댁 식구의 장례에서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대신해 주방을 맡아 감독하고 손님을 치르는 일들을 겪다 보니 내가 이렇게 누군가의 장례에서 어떤 역할을 할 만큼 나이를 먹어버렸구나..

돌아가시는 분들과 반대로 자라나는 아이들을 볼 때도 문득 문득 느낀다. 내 손이 거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내 아이.. 내 손으로 씻기고 먹이고 가르치고 했던 아이들..

그저 세 마리 강아지들이 뛰노는 것만 같았는데 세 녀석이 나보다 훌쩍 키가 커버렸고 자동차 뒷좌석에 태우면 뒷자리가 꽉 찬다. 녀석들이 저렇게 커진 만큼 나는 늙어버렸구나.. 한편으론 쓸쓸하고 씁쓸하다.

가끔씩 옛날 사진을 볼 때도 느낀다. 20년 전 사진, 10년 전 사진을 보면 많이 다름을 느낀다. 불과 2,3년 전 사진만 봐도 다르다.

나는 언제나 그대로인 것 같은데 사람은 이렇게 하루하루 늙어가는구나.. 나이를 먹어가는 것.. 늙어가는 것은 참 서글픈 일이구나.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그러하니 언제나 내 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순리에 따라야지..

기왕이면 주름에 연연하지 않고 외모보다는 정신이 아름답고 맑은 노인이 되고 싶다. 그리고 부디 누군가에게 짐이 되거나 의지하지 않고 꿋꿋하게 한 세상 살다가고 싶다.

그래.. 세월아.. 나이 많이 먹었더라.. 어쩔테냐..

 

8
0
I love this posting (Send donation)
로그인

은빛태양을사랑할래의 다른 포스트 보기
Comments 10개, 60자 이상 댓글에는 토큰 20개 (BUGS)를 드립니다.
20 tokens (BUGS) will be given to comments longer than 60 characters.
Show all comments
  • 투럽맘(twolovemom)VIP 2019-10-10 11:06:18

    저도 외할아버지가 어릴적 돌아가셨을때 슬픔은 잘 모르고 엄마가 우니 따라울었던 기억이나요..
    지금의 주위분들의 빈자리가 더 깊게 느껴지는 나이가 되어버렸네요ㅜㅜ   삭제

    • 송이든(widely08)VIPVIP 2019-10-09 22:52:52

      내가 나이를 먹을수록 내 주위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이제 장례식이 낯설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삭제

      • Joogong(7paradiso)VIP 2019-10-09 20:55:02

        츠카드리러 와서
        후원하려했더니 중복 후원 불가라네요 ㅎㅎㅎ
        200회포스팅 진심 추카추카드립니다
        지금처럼 따스한 마음 전해주시는
        멋진 포스팅 다시 기대해봅니다   삭제

        • Joogong(7paradiso)VIP 2019-10-08 22:00:56

          우리나라 말이 참 좋지만 늙었다는 말좀 사라지면 어떨까합니다 나이를 먹어도 나름의 지혜와 경륜 그리고 책임감이 출중한 사람이 더 많은데 말이죠 장맛이 좋은 것도 잘 관리 되어 그렇듯이요   삭제

          • 석천(wonhapark) 2019-10-08 12:14:05

            늙는게 나는 않인것 같은데..ㅎㅎ!!
            사진 찍어 바라보면 분면 늙어가는것을 알게 되지요.
            걱정은 나만 늙는게 않이라 주변에 많은이가 늙어 가고
            사회가 노령화 되어 간다는것이지요!!   삭제

            • momo(kondora)VIP 2019-10-08 11:59:19

              가는 세월 그 누가 막겠습니까?
              하루 하루 내 삶에 충실히 이행하며 살다보니 어느덧 어른이 되어 버렸네요..
              어른이 되어보니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도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삭제

              • 메이블록(maybugs) 2019-10-08 10:50:40

                세월아 덤벼라 하는 전사같네요. ^^
                자기 늙는것은 모르고 아이들 크는 것만 안다고 어른들이
                많이 말씀하시는데 어느덧 그런 말이 자연스러운 나이가 되었네요.   삭제

                • 박다빈(parkdabin)VIPVIP 2019-10-08 10:37:50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순리를 따른다는 말씀에서
                  인생의 깊이감이 느껴집니다.
                  제 마음도 되돌아보게 되어요.
                  그런 성찰을 할 수 있는 중년이라면
                  인생을 정말 열심히 산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해요. ^^   삭제

                  • 바라보기(qkfkqhrl)VIPVIP 2019-10-08 10:31:32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주변분들과의 이별에서 세상을 하나 둘 깨우치는 것 같습니다.
                    자각이 일어나지요.
                    받아 들일 일입니다.   삭제

                    • 은비솔99(rose3719) 2019-10-08 09:49:53

                      가는 세월은 아무도 막을수 없는것 같네요. 갈수록 기술이 발달 되면서 오래살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유병자보다는 무병자로 살아가고 싶네요..^^   삭제

                      icon인기 포스트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