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씨름

상대가 얼토당토 않은

억지를 쓸 때는 침묵하라.

그러면 그는 침묵하는 것에

대하여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헤아려 볼 것이다.

상대가 얼토당토 않은 것으로써 싸움을 걸어 올 때는 맞대결 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에 갔다 온 사람을 이겨내려 들면 그저 침묵하고 있어야 한다.

침묵으로써는 그것을 이길 수 있어도 입씨름으로써는 결코 이기지 못한다.

타인의 뜻을 아예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 그와 정면 대결을 벌이는 것은

애초부터 소득 없는 일로서 그에게는 침묵이 가장 좋은 약이 된다.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우겨대는 자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확실하게 아는 사람은 뜻을 관철시키거나 굴복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만 확실하게 모르는 사람은 계속계속해서 우겨대기만 한다.

끝까지 우겨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만이 상대를 이겨내는 것이라는

멍청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기에 그는 막무가내로 우겨댄다.

그러므로 정면 대결로써는 그를 이기지 못한다.

역대결만이 그의 입심을 잠재운다.

흰 것을을 검다고 우겨대면 오히려 쉽게 검다고 인정해 주는 것이

그를 이기는 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을 역으로 증명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제아무리 철면피라도 입을 다물고 만다.

우겨댐으로써 쾌락을 얻으려고 하는 그에게 우겨댈 기회를 주지 않으면

스스로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