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기다리며

엔라이트

나이와는 달리 여인의 눈은 더욱 젊어지고,

상점에 가득하던 의상으로 치장을 했다.

바람 모질고 비는 억수로 퍼부었으나

여인의 자태는 여름을 따라 한결 부드러웠다.

꿈인 줄 알면서 사라져 버리지 않는 꿈,

시계와 날씨에 마음 쓰지 않는 잠시.

나는 신문을 내던졌다,

신문은 그러한 애기를 전하지 않고,

가질 수 없는 것, 영원한 건강과 자유와 영광을 부르짖었다.

그것은 일어버린 때묻은 깃털을 휘휘 돌려 보냈다.

그래서 우리는 기회를 놓쳤을까?

혹은 우리는 바람 부는 방향을 분명히 알 고 있을까?

엔라이트 : 케임브리지 대학 출신으로 동양 일원에서 강의를 맡은 바 있다.

50년대의 「무브먼트」의 일원으로 40년대 시인들의 낭만주의에 반대하며 

일상적 소재를 선택하여 풍자적인 작품을 썼다.

2차 대전 때 기행시의 전통을 이어 각 지역의 동물을 읊는 시도 많이 썼다.

「버스를 기다리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여인의 치장을 풍자하고

시간을 잊어버리려 노력하나 실패하는 인간의 약함을 얘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