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정원

개스코인

계절의 분노와 격한 선풍과 얼음이 사라졌다.

묵묵한 정원사가 재를 부려놓은

길도 말끔히 치워졌다.

하늘의 냉혹한 궤도도

폭풍우로 마멸하여 버렸다.

그러나 이 정원에는 이제 투쟁이 없다.

겨울의 칼날은 땅에 매장되고,

바람이 몰아쳐 새도 없는 나뭇가지를

찢는 울부짖음은 순수한 음악.

꽃은 다시 소생하지 않고

연못의 파아란 응시는 눈이 멀었다.

촉촉이 젖은 잔디를 가로지르며

아침의 방황을 하는 낯선 사람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의 눈은 눈물에 젖어 시들했고,

그의 가슴 속에선

잔인한 태양이 그 속에 감추어진 날을 태우고 있다.

개스코인 : 16세에 처녀시집을 발표한 후 네 편의 시집을 낸 과작의 시인이다.

프랑스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은 시인으로 토마스와 더불어 30년대

후반의 반 오든 그룹의 주도자였다.

「겨울의 정원」은 「1937~1943」에 실린 시로 모든 전통적 가치가 소멸해

버린 현재에서 새로운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