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잔재는 우리말에도 깊이 뿌리박고 있다.
이는 외래어 표기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white shirt를 일본이 ワイシャツ라 표기하니 그대로 따다 ‘와이샤쓰’라 썼다.
국립국어원에서 한 일이라곤 겨우 ‘샤쓰’만 ‘셔츠’로 바꿔 ‘와이셔츠’로 쓰고 있는 게 우리 어문정책의 실상이다.

이런 ‘새대가리 같은 행태’가 왜 빚어지는 걸까?
‘한글 연구가’ 최성철씨는 “이젠 한글표기법 독립운동할 때”라며 두 가지를 짚는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골격은 일제강점기였던 1941년 만들어졌는데 당시 일본 유학생들이 주축이 됐고, 그들의 외국어 발음도 일본식이었다는 점을 직시할 때.”
“현행 외래어표기법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라는 규정은 일제강점기 국내에 이식된 일본식 외국어 발음을 우리말로 둔갑시킨 독소 조항.”

우리말에 스며든 일제의 독소를 씻어내는 일, 참으로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 있으니, 우리 스스로가 그릇된 번역을 해서 우리말을 해치고 있다는 점이다.

매국노 하면 떠오르는 구절이 있다, “번역가는 매국노”.
번역을 잘못하면 “나라의 언어, 문화를 팔아먹는” 격이라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인가?

출전은 알 수 없으되, 대신 몇 가지 몰지각한 번역 사례를 살펴보려 한다.
과연 되지못한 번역가는 매국노라 매도해도 되는 것인지, 한번 확인을 해보자는 것이다.